집에 들어온 곰과 싸워 물리친 부부

     콜로라도주에서는 곰 등 야생동물들이 집 근처에서 목격되거나 심지어 집안으로 들어와 난장판을 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집주인이 곰과 맨 몸으로 맞짱을 뜨는 일은 극히 드물다. 최근 콜로라도주 파인 타운에 사는 존 존슨(70)과 조지 앤 필드 부부는 어쩔 수 없이 곰과 사투를 벌여야했다. 다행히 둘다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어쩌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주 위험한 상황을 겪었다.  존슨(70)과 필드 부부는 지난달 26일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2층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존슨이 부엌에 들어갔다가 빵을 먹고 있던 어미곰과 새끼 한 마리와 마주쳤다. 곰들은 스크린 도어를 열고 들어온 것이었다. 존슨은 맨몸으로 어미곰과 싸울 수밖에 없었다. 존슨은 “곰도 으르렁거리고 나도 으르렁거렸다. 둘이서 기싸움을 벌였다”고 말했다. 존슨은 곰의 배를 주먹으로 때려 쫓으려 했다. “곰이 몸을 낮추고 내 코를 찰싹 때렸다. 난 휙 돌아 코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때부터는 춤추듯 서로 한 방씩 주고받았다. 곰은 여기(팔)와 내 가슴을 후려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는 동안 필드가 ‘루이스빌 슬러거’ 야구 배트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와서 몇 번 휘둘렀다. 필드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은 흐릿하다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녀는 “솔직히 그때 본 중 기억나는 것은 내 앞의 큰 갈색 덩어리 뿐이다. 상상할 수 있는 이상으로 힘을 냈다. 내가 그렇게 강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양손으로 배트를 잡고 있는 힘껏 곰을 때렸다”고 전했다. 존슨은 아내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잘 처신한 것에 감탄했다.   “조지가 곰을 때리자 곰은 피하려고 굉장히 빨리 움직이다 벽에 구멍을 냈다”고 말했다. 존슨은 얼굴, 가슴, 양쪽 팔에 상처가 났지만 필드는 다치지 않았다. 이튿날인 8월 27일 아침에 이 집에서 약 820미터 떨어진 곳에서 존슨을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 곰이 발견됐고 콜로라도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Colorado Parks and Wildlife/CPW) 요원들이 출동해 곰을 안락사시켰다. DNA 샘플을 와이오밍대학교 포렌식 연구소에 보내 확인한 결과, 이 곰이 존슨과 싸웠던 곰이 맞다는 것이 판명됐다. CPW는 인간을 공격하고 해치는 야생동물들은 원칙적으로 안락사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관할 제퍼슨카운티 쉐리프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번 곰 케이스에 대한 정보를 올리고 야생동물과 조우했을 때의 대처요령 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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