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긴장과 국가 정체성 예술로 승화

      지난 4일 한인 미술 작가들이 모여 덴버 레드라인 현대 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작가 14명이‘예술로의 저항(ConuterART)’ 이라는 주제로 총 30여 작품을 전시했다. 참여작가로는 최병수, 김종구, 김선두, 이종구, 이윤엽, 임옥상, Ma 씨, 문승영, 노순택, 옥정호, 박영균, 송주원, 양아치, 유연복 등 한인 작가 14명과, 그 외 6개국 예술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총괄 감독을 맡은 이승민(Sammy Lee) 큐레이터는 UCLA에서 순수미술과 미디어 아트를, 매사추세츠 대학교(앰허스트)에서 건축학을 각각 전공했으며 현재 아시아 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덴버에서 ‘스튜디오 SML K’를 운영하며 개인전 및 전시회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의 문화를 미국 주류 사회에 알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그녀의 노력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경영서비스 그리고 미국 내 여러 문화기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덴버 라이노 예술특구에서 화려하게 한인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승민 큐레이터는 인사말에서  “바쁜 주말 저녁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발걸음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미술사의 흐름 속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며, 동시에 6개국의 예술가들이 전하는 정치적 긴장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항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예술로서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프닝 리셉션이 열린 오후 6시에는 특별히 한국에서 초청된 임옥상, 이종구 작가가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임옥상 작가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임옥상 미술연구소를 운영 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촛불집회가 열릴 때 광화문 광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개인전 작품에 담은 민중미술 작가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출품한 작품들 중  ‘광장에, 서’ 작품은 30호 캔버스(90.9㎝X72.7㎝) 108개를 이어 완성한 그림으로 그 길이가 총 16m에 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 모습이 담겨있어, 청와대 본관에 걸리기도 했다. 임 작가는 “예술을 통해 한국의 역사, 정치적 시각을 담아냈다. 이런 전시회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 계신 한인분들도 대중과 함께하는 참여의 길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김종구 작가가 소개되었다. 김 작가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 조각과를 전공하고 일명 ‘쇳조각 예술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쇠는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을 상징한다. 쇳덩어리를 쇳가루로 변형시킴으로써 쇠가 갖고 있는 육중함과 공격성을 제거하고 변화의 의미를 내포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초록 식물’이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휘호를 쇳가루로 작업하였고, 그 가운데 새마을 운동의 상징인 초록 식물을 마리화나 잎새로 대체하여 환각과 같은 우매함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예술로의 저항(ConuterART)’이라는 주제에 맞게 한국의 촛불혁명 외에도 텐안먼 광장 30 주년, 홍콩시위 등 유사한 정치적 긴장과 국가 정체성을 가진 각국의 예술가들에 의해 정치적 현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승민 작가는 “덴버에서 처음 열리는 한인작가들의 전시회이니만큼 많은 준비를 하였다. 이번 전시회 외에도 레드라인 특별전시, 핑퐁프로젝트, 예술관련 워크샵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라며 한인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전시기간은 10월 4일부터 12월 15일까지다. 전시회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https://www.redlineart.org/upcomingevents//counterart-aesthetics-of-south-korean-activism 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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