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거부’지시 속 발언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하원 민주당이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무부 '서열 3위'가 6일 증언에 나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조사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어떤 증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국무부 내 서열 3위인 데이비드 헤일 정무차관은 이날 오전 하원 정보위와 외교위, 정부감독개혁위 등 3개 상임위가 주관한 비공개 증언을 위해 출석했다. 하원은 그를 포함해 릭 페리 에너지장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대행, 울리히 브레히뷜 국무부 고문 등 4명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다른 3명은 나오지 않았다. 페리 장관과 보우트 대행은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며 브레히뷜 고문은 독일 방문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따라 떠났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헤일 차관은 국무부가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전 대사의 5월 경질 당시 그를 옹호하지 않은 배경에 정치적 고려가 있다고 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폼페이오 장관과 다른 고위 관리들은 요바노비치를 옹호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측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해제하려는 노력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헤일은 말할 계획이라고 AP는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요바노비치 대사 해임을 가장 강력히 옹호한 사람 중 한 명인 루디 줄리아니의 반응을 국무부가 걱정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AP는 보도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의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의혹 수사를 우크라이나에 요청했고 우크라 압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요바노비치 경질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헤일은 폼페이오 장관의 행동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국무부와 직원들을 위해 "정치적으로 현명하다"고 옹호할 것이라고 했다고 AP는 전했다.

     헤일은 1984년 국무부에 합류해 오랜 경험을 쌓았으며 2013∼2015년에 레바논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헤일의 증언과 관련, "이는 빠르게 진행되는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백악관에 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은 하원 민주당 주도 탄핵조사 이후 상원으로 탄핵안이 넘어와 탄핵심판이 진행될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을 조사 대상에 포함할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상원 탄핵심판 과정에서 바이든과 그 아들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조사할 것인지, 증인으로 부를지에 대한 것으로, 지난주 공화당 상원의원들 간 오찬에서 랜드 폴(켄터키)과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의원이 거론했다고 WP는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많은 상원의원은 그런 전략이 명백히 정치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바이든 부자를 탄핵심판 조사 대상에 넣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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