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빗 카드에 잔고 없으면 물건 못 산다”

은행에 잔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데빗 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살 때 은행이 그 구매금액을 일단 먼저 대신 지불해주는 것을 오버 드래프트(Overdraft)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편리한 오버 드래프트를 이용해서 잔고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물건을 구매해왔다. 그러나 오버 드래프트와 관련해 15일부터 규정이 바뀌면서, 은행들은 오버 드래프트를 신청한 고객들에게만 이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오버 드래프트로 은행이 구매 금액을 커버해준 경우, 고객들은 꽤 많은 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따라서, 오버 드래프트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 잔고가 있는 줄 알고 이것저것 잔뜩 사서 계산대에서 호기 있게 카드를 긁은 경우,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은행들은 지난 몇 달간, 고객들에게 연방의 새로운 오버 드래프트 규정과 관련해 결정을 내려줄 것을 종용해왔다. 특히 은행들은 일단 고객들이 오버 드래프트를 승인할 경우, 거래를 한번씩 커버해줄 때마다 많게는 40달러의 수수료를 두둑이 챙길 수가 있기 때문에, 오버 드래프트를 신청할 것을 권유해왔다.  

지난 일요일부터 이 오버 드래프트 규정이 변경되면서, 은행들은 신청을 하지 않은 고객들은 무조건 오버 드래프트 규정에서 제외하게 됐다. 만약 이미 체킹 어카운트에다 오버 드래프트를 신청해놓은 사람들은 이번 규정 변경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자신의 은행에 연락해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버 드래프트는 은행들에게 큰 돈을 벌어다 준 제도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37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고, 이 중 절반이 ATM과 데빗 카드를 사용한 데 따른 수수료였다. 은행들은 오버 드래프트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오버 드래프트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그로서리 상점에서 줄이 길게 늘어선 상태에서, 혹은 주유소에서 돈이 없어 당혹스런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새 규정은 고객들이 잔고가 부족할 경우 은행들이 돈을 대신 메꿔 주는 대신 과다한 금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은행이 갚아준 금액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일이 있더라도 오버 드래프트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불경기를 체감하게 한다. 은행들의 오버 드래프트 수수료는 평균 27달러나 되며, 웰스 파고와 같은 일부 은행들은 한번에 35달러씩, 하루에 4번 이상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하린 기자>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