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경제뉴스의 상당한 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은 이미 30년 전에 소개되었지만 이 개념을 내세운 시스템이나 사업의 확장이 두드러진 것은 인터넷과 이동통신망의 발전과 더불어서입니다. 공유경제란 예전에는 각자가 소유해서 사용하던 것을 서로 나누어 사용하여 유휴 자원의 사용 효율을 높이고 제한된 자원을 여러 사람이 공유함으로써 자원 절약을 도모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런 개념의 산업형태는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나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 등이 대표적입니다. 오로라 시에서 실시하는 자전거 대여 프로그램도 이런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한 것입니다. 공유경제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들의 등장과 이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런 기업들의 가치는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기업들은 고루한 현대 경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새로운 기업 모델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것이라며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제 산업계의 변화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서비스는 이미 택시 업계에는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손님이 줄고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고용 시장도 혼란스럽습니다. 자율적이고 탄력적인 근무시간은 우버운전의 큰 장점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어쭙잖은 파트타임 직업보다 우버 운전을 선호하므로 대부분의 영세기업들은 일하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차량 렌트 사업에선 우버나 리프트 운전자를 위한 장기 렌트카도 생겨났습니다. 열심히 우버 서비스를 해서 번 돈으로 차량 렌트비도 내고 운전자도 자기 몫을 가져갑니다. 소유한 차량을 공유 서비스로 제공하는것이 아니라 공유 서비스를 위한 대여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치 장기렌트한 집을 에어비앤비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이런 승차공유 서비스가 너무 편리해서 굳이 차량을 소유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차량 판매가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있었습니다.
 
      유휴차량이 없이 실수요만을 고려하면 당연히 차들이 적게 팔릴 것이라는 불완전한 예측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정비하다 보면 연식은 얼마 되지 않은 새 차인데 마일리지는 엄청나게 높은 차량들이 있습니다. 이런 차량은 엔진 오일교환 서비스를 매달 받을 정도로 평균 주행거리가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거리를 운행하였으므로 노후화도 빠릅니다. 거의 우버나 리프트용으로 사용되는 차량입니다. 차량의 마일리지 상승이나 사용상의 열화에 따른 감가상각을 생각해 보면 손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우버는 자동차 산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을 것 입니다. 안정된 유가때문에 판매량이 주 춤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우버 운전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아니라도 개스 마일리지가 좋은 차량들은 우버용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우버 운전자에겐 연료비를 절약하는 것이 곧 수익률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본업이 있으면서 우버나 리프트 운전을 부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잉여시간과 잉여차량을 이용한 별도수입을 기대합니다. 그것이 얼마일지라도 어차피 남는 자원이므로 들어온 만큼 이익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본업으로 우버나 리프트 운전을 하시는 분들 이야기로는 이 수입으로는 생활이 풍족하지 않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해 지나고 차량 감가상각에 수리비까지 정산한 뒤 소득세까지 고려하면 밑진것 같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우버 운전자의 시간당 수입의 중간값이 4불에도 못 미친다는 2018년의 조사 결과가 충격적이고 씁쓸합니다. 우버는 많은 사람들을 임시적이고 즉흥적인 고용형태로 유도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운전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버나 리프트도 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상장 전에 미국의 자동차 빅3 기업 가치 모두를 합친 금액보다 더 높다고 고평가 되어 있었으나 실적은 저조합니다. 우버와 리프트의 기업 성적표는 수익은 커녕 수입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차량을 제공하는 운전자도 힘들고 서비스를 판매하는 우버도 힘듭니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만 혜택을 보는 걸까요? 지금 판단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우버는 수익률 개선을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자율주행차량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때가 되면 우버 운전자들은 더 어려워질 것임이 분명합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것이니까요.
 
     모내기철에 하던 옛 우리 농촌의 품앗이 제도는 시간과 노동력을 공유하는 우리 조상들의 공유경제 시스템이었습니다. 금융 쪽에도 공유경제 개념이 있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계”가 그것입니다. 이 둘 모두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제도이면서 상호간의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사용함으로써 진정한 공유경제는 연관된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오며 이익 역시 공유되는 약속 아래 성공합니다. 그 근간에 친목과 신뢰의 바탕없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공유경제가 아니고 그냥 대여사업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대여사업을 공유경제라고 포장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어렵습니다. 오로라 시의 자전거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많은 우버 운전자는 부지런히 일해도 생활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우버 승객은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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