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2선 퇴진 거부’에 다시 난기류

     통합을 추진 중인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3개 정당이 12일 신당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안신당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기존 지도부의 2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가 명시적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데다 평화당에서도 기존 대표들로 공동 지도부를 구성하자며 맞서고 있다. 전날 3당 회의에서 "기득권 포기"를 통합 원칙으로 내세운 것이 무색할 정도로 신당의 지분을 둘러싼 이전투구 양상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통합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흘러나온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통합개혁위원장,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 평화당 박주현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다시 회동 일정을 잡았으나, 실제 회동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1차 회의에서 '17일까지 조건없는 통합'에 합의하며 가속 페달을 밟던 이들 3당간 협의가 주춤하는 것은 통합 정당의 지도부 구성에 대한 갈등 때문이다.

     전날 3당이 통합 정당의 지도부를 각 당에서 한명씩 참여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구성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가운데, 유성엽 위원장은 '손학규·정동영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바른미래당의 '흡수통합'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박주선 위원장은 밤사이 손학규 대표를 면담했으나, 손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손 대표가 요지부동"이라는 비판과 함께 결국 통합이 무산되고, 이에 반발하는 당직자들이 집단으로 '2차 탈당'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손 대표가 끝까지 버틸 경우 정동영 대표도 먼저 나서 2선 퇴진을 결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 대표 퇴진 불가에 대한 다른 두 당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어 이들이 향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박주현 위원장은 "청년·소상공인 세력과 2차 통합을 마치면 어차피 새 지도부가 들어설 텐데, 그때까지 기존 리더십을 유지하느냐의 문제"라며 임시로 공동대표 체제를 꾸리는 데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대안신당 내에서는 3당이 합의한 통합 시한인 '17일'을 넘겨 협상이 늘어지더라도, 기존 인사를 지도부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반대 기류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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