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공간보다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일 것 입니다. 왜냐하면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그 공간 안에 무엇을 채울 것 인가를 고민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채울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추구하는 생활로 일관 합니다. 그래서 생기는 것이 욕심인데 욕심이 커지면 죄를 짓게 되고 죄가 점점 더 커지면 결국은 그 죄 때문에 자신의 죽음이 서서히 다가 오는 것도 모른체 살아갑니다. 그러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자신의 시간이 시작도 있지만 잠시 후에 자신의 시간도 끝이 올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목회를 하면서 종종 호스피스에 계신 분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보통 호스피스에 들어 간다는 의미는 그 사람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적게는 20일 많게는 30일 정도가 그들의 남은 삶 일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공간에 그 무엇을 채우는 것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그 남은 시간을 의미 있는 삶을 살아 갈 것 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칼럼을 통해 의미있는,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 하는 삶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임종 준비, 즉 그들의 임종까지 조심스레 더듬어 나가야 하는 동행 길에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입, 원활한 소통과 더불어 임종 과정에 대한 정확한 앎과 영적 정신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홀대하는 맹목적인 의료 행위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마지막까지 자존을 지키며 최소한의 고통과 두려움 속에 죽음을 맞고 싶어 합니다. 이 시점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성찰과 평화로운 임종 준비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의 저자 모니카 렌츠 (Monika Renz)는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에서 17년간 1,000여 명의 임종을 지켜보며 의사로서의 절망과 죽음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감, 심오한 환희의 순간들을 무수히 겪어왔습니다. 특히 그녀를 죽음의 문턱으로 이끌었던 사고의 경험은 환자의 불안, 공포, 절망 등의 내면을 살피기보다는 오로지 고통 없는 죽음이라는 육체적 고통 완화에만 집중하는 오늘날의 임종 준비에 대해 깊은 회의와 고민을 안겨주었고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죽음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임종 환자의 인지 전환 과정에 주목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고, 그들의 죽음이 내적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떻게 존엄을 경험할 수 있는지, 또 그들의 조각난 언어에 어떤 상징적인 내적 논리가 있는지 추적했습니다.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의학, 심리학, 철학, 신학 등의 분야를 종횡무진 누벼가는 저자의 지적 편력과 꼼꼼한 학자적 태도는 책의 신뢰감을 더하며 여기에 다양하고 생생한 임종 사례들은 죽음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도록 돕게 됩니다. 이 책은 죽음 앞에서 마냥 슬퍼하거나 절망하기 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보다 의미 있게 죽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또 나의 죽음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죽기 직전의 사람은 의식과 무의식의 전이와 인지 전환을 경험합니다. 죽음이 임박하면 자아뿐만 아니라 자명했던 지각, 주체적이고 자신과 연관돼 있던 지각 능력도 후퇴하고 그럼에도 이렇게 후퇴한 자아 역시 우리가 반응하고 본능에 충실한 것처럼 어떤 것에 반응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또 다른 세계, 다른 의식 상태, 다른 의미 경험, 그리고 다른 경험 방식이 등장합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임종 과정은 힘들고, 낯설고, 이질적입니다. 죽음에 대한 준비나 배움이 없다면 환자 못지않게 가족의 불안과 두려움도 커질 수 밖에 없고 임종 환자의 깊은 반의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현실을 함께하고자 노력한다면, 죽음의 순간이 단지 고통으로만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제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 보면서 제 어머니는 약 40일을 곡기를 끊으시고 소천을 하셨습니다. 40일 동안의 시간은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됐는데 당시에 저희 형제들이 함께 40일을 동고동락 하면서 한 공간 안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두 누님과 우크라이나에 계셨던 형님과 그리고 우리 자녀들과 아주 뜻깊은 기간을 보냈습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께서는 물 한 모금도 삼키시는 것을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몹시 두려워하시고 계셨는데 그 일 때문에 저는 천국에 대한 소망을 성경을 통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어느날 제가 어머니 옆에서 자고 있는데 제 어머니께서 저를 깨워서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는 잠시 잠을 청했는데 꿈에서 돌아가신 아버님을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자신의 남편이 30대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님에게 아버님을 뵙고 이야기도 나누워 보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한지 아는체 하지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 부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시고 여유있게 그리고 행복하고 기쁘시게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시간의 끝을 맞이하게 되는데 죽음 뒤편에 새로운 세계, 곧 천국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시고 언젠가 다가오는 죽음 앞에 후회 없는 그리고 행복하고 기쁘게 맞이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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