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600만 년 전 직립보행을 시작한 이후 줄곧 맨발로 살다가 수천 년 전부터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신발이 인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많은지는 아프리카에서 맨발로 살다가 유럽에 난민으로 이주하면서 신발을 신기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3,4년만 신발을 신어도 전에 없던 무릎, 허리, 척추의 통증들을 호소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맨발로 살 때는 경험하지 않았던 건강의 문제들이라고 합니다. 맨발로 사는 사람들을, 신발을 신고 사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발뒤꿈치와 발바닥이 27%-30%는 더 두껍고 단단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실험 결과 발은 두껍고 단단해져도 촉각이나 민감도가 그대로 유지가 되며, 신은 얇은 고무 같은 깔창만으로도 발은 민감도와 촉각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신은 발을 보호하지만 민감도를 떨어뜨리며, 맨발의 굳은살은 보기는 좋지 않지만 민감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몸의 살아있는 부분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걸을 때 가장 중요한 신발과 맨발이 인체에 미치는 충격과 이로 인한 피로도는 어떨지를 살펴보면 옆의 그래프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걸음을 내디딜 때 땅이 받는 힘(ground reaction force)을 보행의 단계에 따라 나타낸 옆의 그림을 보면, 발을 땅에 디딘 후 최고점에 올랐다가 잠시 내려온 후 반대발을 땅에서 떼면 다시 몸 전체 체중이 실립니다. 이를 맨발, 쿠션 없는 신발, 쿠션 좋은 신발로 실험을 하여보면 기울기에 해당하는 충격속도는 쿠션 있는 신발이 맨발의 4분의1, 쿠션 없는 신발이 맨발의 2.8분의 1로 느려져 신발은 순간적으로 발에 오는 충격은 줄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당연히 상식적인 결과이지만, 의외로 충격의 총량에 해당하는 적분량(아래면적)은 쿠션신발이 맨발의 3배,쿠션없는 신발의 2.5배 더 커지게 됩니다.
 
     이는 쿠션 있는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 맨발보다 3배나 더 많은 누적피로를 만들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반면 쿠션 없는 신발은 하중속도를 30% 줄이고 누적충격은 20% 늘어나는데 불과해 맨발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필자는 이 실험결과를 인체에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된 계단 9층을 맨발과 쿠션 있는 신발로 반복해서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쿠션신발은 5층부터 발에 피로가 오는 반면 맨발은 9층에 이르러도 피로가 오지 않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발에 오는 피로도의 증가뿐만 아니라 발까지 내려온 혈액이 심장까지 돌아가는 인체 순환과도 연관이 되어있는데 발바닥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중력을 이기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발바닥에 오는 순간충격과 하지근육의 수축이완운동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맨발의 경우는 마치 못을 쇠망치로 치는 힘찬 순간충격이 발의 정맥에 걸리면서 위로 피를 밀어올리지만 쿠션신발의 경우는 마치 못을 고무망치로 치는 듯한 약한 충격이 발의 정맥에 오기 때문에 중력을 이기고 심장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순간압력이 실리지 못하게 되면서 하지 정맥류 등의 순환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 쿠션 있는 신발의 문제점은 전체 충격량의 증가에 따른 피로도 누적문제뿐 아니라 쿠션의 진동이 균형을 교란시켜 발목, 무릎, 허리 등의 관절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맨발로 발을 디딜 때의 확실한 균형과 달리 흔들거리는 쿠션이 걸을 때 마다 몸을 흔들어 관절이 느슨해지고 마모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맨발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경제적인 이유로 동정을 하게 되지만 발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들은 평발 등의 문제가 거의 없고 관절염 등의 퇴행성 질환도 아주 적기때문입니다.
 
      이런 최근의 연구결과들 때문에 신발을 고르는 보다 현명한 안목이 생기는데 콘크리트바닥에서 달리거나 농구를 하거나 테니스를 하는 경우는 순간적인 충격을 줄이는 쿠션 있는 신발이 좋으며, 일반적으로 걷기를 하는 경우는 쿠션이 거의 없는 고무 깔창만 있는 신발이 훨씬 더 좋은데 이는 인터넷에서 minimalist shoes를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대신 발가락까지 있는 쿠션 없는 신발도 많이 나오는데 이는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는 오링테스트로 금방 구분이 되는데 발가락 사이에 종이 한 장만 끼고 오링테스트를 해도 맨발일 경우보다 현격히 많이 힘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무좀 예방으로 신는 발가락양말도 몸 전체의 기적인 순환면에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맨발을 감싸는 것도 문제가 많은데 발가락까지 하나씩 감싸는 거야 당연히 더 나쁜 영향을 미치리라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그리고 신발을 고를 때는 신을 신고 발가락을 옆으로 다 벌릴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는 wide toe 신발이 걸으면서 몸전체의 균형을 쉽게 잡을 수 있어서 보다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흔히들 바닥이 단단한 신발과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사이에서 고민을 하시는데, 바닥이 단단한 등산화는 원래 가파른 돌산을 쉽게 오르내리던 산양의 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을 걸을 때 보다 적합하도록 설계된 신발입니다.  예전에 TV에서 맨발로 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은 분 이야기를 보면서 감탄했던 적이 있는데, 그러기에는 용기도, 강한 발바닥도 없는 문명인이 되어버린 우리 입장에서는 쿠션 없는 신발로나마 건강을 챙겨보는 것이 어떨지 권해드립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