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니화요일 경선도 참패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사진)이 경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연패의 늪에 빠지며 중대한 갈림길에 선 양상이다. 지난 3일 14개 주에서 열린 5차 경선인 '슈퍼화요일' 대결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참패한 데 이어 10일 6개주 경선이 실시된 6차 '미니 화요일'마저 패배했다. 지난달 29일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포함하면 3연패를 한 것이다. 샌더스에게 미니 화요일은 매우 중요한 고비였다. 바이든의 급상승세에 제동을 걸 기회인 것은 물론 '바이든 대 샌더스' 일대일 구도로 압축된 뒤 첫 경선이라 두 주자의 경쟁력을 엿볼 시험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샌더스는 3일 슈퍼화요일 때 14개 중 4곳만 승리하고 10곳을 바이든에 뺏긴 데 이어 미니화요일 경선에서도 4곳을 잃고 노스다코타 한 곳만 이기는 참패를 당했다. 개표가 진행 중인 워싱턴주는 경합 상태다. 이런 결과는 바이든과 일대일 대결에서 패배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마디로 주자의 본선 경쟁력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바이든에게 크게 밀린 셈이 된 것이다.샌더스 입장에선 오는 17일 열리는 4개 주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 마련이 시급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17일 경선 지역은 플로리다, 일리노이,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4곳이지만 대의원 수로는 전체의 15%인 577명이 걸려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이 상당한 격차로 샌더스를 이기고 있어 샌더스로선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다. 샌더스로선 경선을 더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이 상당히 약화한 상태라는 뜻이다. 실제로 샌더스는 향후 경선전을 놓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샌더스는 승패와 무관하게 경선 결과의 윤곽이 나온 후 대중 앞에 서서 입장을 밝혔지만 '미니 화요일' 경선 때는 아예 연설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

     그는 지난 8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이길 수 없는 경선에서 머무르길 원하는 자기 학대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리가 불가능하다면 경선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까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샌더스 진영에선 오는 15일 예정된 TV토론에서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키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바이든이 TV토론 때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샌더스는 호평을 받아 왔다. 샌더스 선거캠프의 공동 의장인 로 카나 하원의원은 CNN방송에서 "지금 투표와 모멘텀이 바이든에게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샌더스는 과거에 TV토론이 경선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샌더스에게 남은 희망이 있다면 대중 앞에서 실수 잘하고 불안정한 바이든이 자멸하는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며 15일 TV토론이 샌더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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