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멈췄다. 13일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확진자는 7천여명으로, 미국내 50개주 전체로 퍼졌다. 선거 유세, 백악관 투어, 의회 투어, 모든 스포츠와 공연 등이 취소되었고 스미소니언 박물관, 자유의 여신상,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모두 문을 닫았다.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로 모두 전환했으며, 전국의 초중고교가 문을 닫으면서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안가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의 6개 카운티는 3주간 집에 머물러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뉴욕증시는 매일 폭락 중이며, 모든 대중시설은 이미 마비상태다. 콜로라도주도 이번 주에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모든 술집과 극장, 피트니스, 카지노까지 문을 닫는다. 레스토랑은 투고와 배달만 받도록 했지만, 상당수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태까지 이 정도의 패닉상태는 없었다. 그리고 하루 이틀 만에 종식될 일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두렵다.
 
    이렇게 모두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발 빠르게 코로나를 버텨내고 있는 한국이 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 정치권과 외신들은 한국의 코로나 검진 시스템을 가히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주말 전세계 마스크 대란을 한 번에 날려버릴 기술도 한국에서 개발됐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나노 섬유를 이용해, KF 94 수준의 필터효과를 갖는 나노 마스크를 개발했다. 한장만으로 최장 한달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세탁한 뒤에도 성능을 유지한 채 재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는 여태까지 없었다. 가격도 저렴하다. 시판가 기준 2000원이면 된다고 하니 과히 대한민국의 기술은 대단하다.
 
    또, 이번에는‘워킹 스루(Walking thru)’검진부스가 등장했다.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이 시설은 3분 만에 검사가 끝난다. 차에 탄 채 검사받는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에 이어 1인 진료 부스가 등장하면서 전세계는 한국의 코로나 진단방식에 놀라움을 금지 못하고 있다.  이 워킹 스루는 환자와 의료진이 접촉하지 않고 검체를 채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무엇보다 검사량을 7배나 늘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한국을 칭찬하는 소리를 줄곧 무시해오던 트럼프와 백악관도 드디어 한국을 칭찬하는 대세에 합류했다. 이번 화요일 오전 백악관은 “한국의 혁신기술을 가지고 왔다”면서 “미국은 기로에 서 있다. 잘못되면 이태리가 되고, 성공하면 한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코로나 방어 시스템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외신들도 한국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CNN> 방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개발한 한국 기업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방송은 어떻게 3주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만들었나 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분자 진단 바이오기업의 진단키트 개발 과정을 조명했다. 현재 이 회사는 이탈리아, 독일 등을 포함한 30여개국으로부터 진단키트를 주문받아 매주 1만 개의 키트를 생산 중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주 컬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쓴 ‘한국이 민주주의가 코로나바이러스에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로긴은 “한국은 중국처럼 수백만 인구를 억지로 집에 가두고 약자를 노예취급하며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는 사람을 없애버리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동참했고 정부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도시인 대구를 감옥으로 만드는 대신 시민들을 대구에 가지 않도록 설득했다”며 한국의 방역이 성공하고 있음을 알렸다.
 
    영국의 <BBC> 방송은 한국은 매일 2만여명이 검사를 받고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검사율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 진단키트의 정확도는 98%에 이른다는 것 등을 거론하며 한국을 ‘롤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또한 한국은 압도적인 규모의 검사로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며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검사’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한국은 경제 기적을 가능하게 한 ‘빨리빨리’문화에 따라 전염병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검사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는 매우 혁신적”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언론도 합세했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코로나 19의 사망률은 3.4%, 중국의 사망률은 3%, 이란은 10%인데, 한국은 이보다 훨씬 낮은 0.6%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을 주목했다.
 
    지난 11일 미국 의회에서는 코로나 19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한마디로 왜 한국처럼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냐는 성토장이 되었다.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캐롤라인 멜로니 위원장은 대놓고 한국과 미국의 검사능력을 비교했다. 한국은 50곳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하는데, 미국 국민들은 자신들 주치의에게조차 검사를 받을 수 없다며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도 50개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가 있는 한국에 가고 싶다라고 까지 말했다. 이처럼 전세계가 한국의 정면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적극적 검사야말로 강력한 대응책’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검사키트와 마스크 개발, 자발적 방역, 드라이브와 워킹 스루 검진소 등 적극적인 대처에 힘입어 완치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국면이 전환됐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지난 주말에는 완치자가 하루 신규 발생 건수를 웃돌았으며, 이번 주의 확진자 증가세도 완만하다.
 
    세계 경제와 보건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어 보인다.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부터 안정되길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자기들이 최고라는 오만을 버리고, 하루 속히 한국과 같은 의료 방역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또,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내려진 ‘사업체 폐쇄’라는 극단적 조치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정부는 코로나 사태에서도 살아남은 한국의 식당들과 기업들의 틈새 전략을 배워와 사업주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동시에 정부 차원의 경제 지원책도 조속히 마련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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