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의사로 근무 중인 손녀딸 걱정에 시작했어요”

    오로라에 거주하는 제시카 김(83)씨와 딸 히에미 해인즈씨가 평소 본인들이 즐겨해 왔던 재봉 기술로 N95 마스크 커버를 만드는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로라 지역 매체인 센티넬이 지난 30일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두 재봉사의 마스크 커버 제작 활동을 기사화했다. 현재 제시카 김씨와 딸 해인즈씨는 6백여 개의 마스크 커버를 제작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수천 개의 마스크 커버를 만든 뒤 병원과 노숙자들을 위해 오로라시 정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균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N95, K94 같은 높은 등급의 방역마스크는 물량이 고갈돼 일반 콜로라도 주민들이 재고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N95, K94 같은 높은 등급의 방역마스크들 같은 경우에는 전면 돌출부분에 필터가 삽입되어 있어 지금 같은 시기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높은 등급의 방역마스크라고 해서 재활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나 한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소속 전문가들은 마스크 재활용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 한 번 사용한 마스크를 햇볕에 말리거나 혹은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겉면을 훑으면 마스크 필터의 기능이 손실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제시카 김씨와 딸 해인즈씨는 N95 마스크의 유효기간 연장을 위해 커버 제작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N95 마스크를 착용한 뒤 커버를 한 겹 더 착용하면 N95 마스크의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인즈씨는 “어머니와 저는 재봉 관련 재능기부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다”며 “은퇴한 이후로 사용하지 않던 천과 실 같은 봉재 재료들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아마 오늘을 위해 남겨져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고려대학교 동문회의 초대회장인 김봉회 전 회장의 부인이기도 한 제시카 김씨는 N95 마스크 커버 제작을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에 대해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의사로 근무  중인 손녀가 걱정돼서였다”고 전했다. 제시카 김 여사와 히에미 해인즈씨는 현재까지 제작한 마스크 커버들을 손녀와 손녀의 동료들이 재직 중인 병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끝으로 해인즈씨는 본인들이 제작하는 마스크 커버가 진짜(the real thing)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방역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하루라도 빨리 방역마스크 제조에 돌입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과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기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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