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열 높은 한국인 부모라면 누구나 꿈꾸는 아이비리그. 그 아이비리그 대학들 가운데 하버드 대학을 하나도 아니고 두 아들 모두를 보낸 부모가 있다.  콜로라도 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는 이형철(54), 조진숙(54) 부부가 바로 그들이다. 1979년에 나란히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온 이들 부부는 미국에서 낳은 두 아들을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큼 훌륭하게 키워냈다. 큰 아들 윤태는 현재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었으며, 작은 아들 윤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 한 후 현재 콜럼비아대 법대에서 공부를 하며 법조인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이미 2005년에 <7살 때부터 하버드를 준비하라>라는 책을 내며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개한 바 있다. 이씨 부부는 자녀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왔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한인 부모들에게 도움과 길잡이가 되어주고자 하는 희망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왜 하필이면 7살일까? 이들은 ‘아이들이 크면서 알아서 공부를 하겠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태도에 일침을 놓는다. 공부하는 습관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꾸준하게 훈련을 시켜야 나중에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힘들어하지 않고 공부를 해나갈 수 있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이 어릴 때 끊임없이 질문을 해와도 되도록이면 “귀찮으니까 묻지마”라며 무시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최선을 다해 대답해주고, 만약 모르면 “아빠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 도서관 가서 함께 찾아보자” 라며 아이의 손을 이끌고 도서관에 가 문제의 답을 찾았다. 만약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질문이 바보같다는 이유로 아이의 질문을 무시한다면 그 아이는 그 문제에 대해 금새 흥미를 잃게 된다. 한번 잃어버린 흥미에 다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그 호기심에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아이들이 발표력을 기를 수 있도록 주말마다 거실 한 켠에 칠판을 놓고 “생각해놓은 것이 있으면 발표해보라”고 유도했다. 어떤 주제든 상관없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게 함으로써,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유도해냈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이들 부부가 중점적으로 노력했던 부분의 하나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특출 난 재능이 있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 부분의 재능을 개발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많은 과외활동을 시켰다. 평생 연주하며 즐길 수 있는 악기 하나는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피아노, 트럼본, 바이올린 등의 악기 과외도 시켰고, 수영도 아주 어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시켰다. 축구 같은 그룹 플레이를 하는 운동은 물론 테니스 같은 개인 플레이 운동도 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각기 다른 분야를 소개시켜 줌으로써, 아이들의 세상을 보는 스펙트럼은 더 넓어지게 된다. 

큰 아들 윤태는 고등학교 졸업반이었던 2000년에 대통령상(Presidential Scholars)을 받았다. 이 상은 각 주에서 남녀 각각 한 명씩 100여명과 예능계통 학생 30-40여명을 뽑아 워싱턴 D.C.의 백악관으로 초대해 수여하는 상으로, 대단히 명예로운 상이다. 그런데 둘째 윤호도 4년 후인 2004년에 콜로라도 대표로 같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 집안에서 형제가 똑같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 일로 두 형제는 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유명세를 치렀다.

이형철씨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열정(Passion)을 가지도록 키우라고 조언했다. 사회에서도 열정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하버드나 스탠포드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는 공부만 잘 하는 학생은 원하지 않는다. 이들 명문 대학들이 원하는 학생은 “사회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항목에 적합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과 진심이 담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또 아이들과 늘 함께 호흡하고, 함께 활동하며, 아이들의 재능과 창의성, 관심분야를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도 조심하며 키웠다.

이들은 자녀들이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가 출판한 책의 한 챕터 제목은 “기회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자녀들의 인생을 길게 볼 때 부모가 그만큼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자녀들의 인생에는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이씨 부부는 아직 자신들의 의무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자녀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이들 부부의 모습에서 참된 부모란 어떤 것인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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