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매가보다 3만5천여달러 싸

현대자동차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의 미국 판매 가격이 결정됐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시장에 상륙하는 에쿠스 판매 가격은 기본형인 ‘시그니처’는 5만8900달러, 고급형인 ‘얼티미트’는 6만5400달러로 정해졌다. 미국에 판매되는 에쿠스 2개 모델은 모두 한국 판매 모델과 같은 4.6L DOHC V8 타우엔진이 장착돼 385마력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와 후륜구동 방식으로 돼 있다. 시그니처에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과 애플 아이패드 기능, 고급 오디오인 렉시콘 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운전석 마사지 기능,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이 적용됐다. 얼티미트는 시그니처 사양에 뒷좌석 마사지 기능, 뒷좌석 8인치 모니터, 콘솔 냉장고 등이 들어가 있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에쿠스 시그니처는 BMW와 렉서스의 풀 옵션 모델과 같은 규격의 편의장치와 기술이 적용됐으며, 얼티미트 모델은 경쟁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과 겨룰 만한 특별주문 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쿠스는 얼티미트 모델 기준으로 볼 때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할 메르세데스벤츠 ‘S550’(9만1000달러), BMW ‘740i’(7만650달러)보다 가격이 5000달러 이상 낮게 책정됐지만 렉서스 ‘LS460’의 최저 사양 모델(6만5380달러)과는 거의 같다.

이 같은 에쿠스 가격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같은 모델과 수천만 원 차이가 나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에쿠스와 같은 배기량에 비슷한 편의장치가 달린 에쿠스 VS460 모델은 한국에서는 1억9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처럼 미국에서 판매되는 에쿠스가 역수입돼 한국에서 팔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008년 7월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수출하면서 국내보다 가격을 2000만 원 정도 낮게 책정하자 일부 병행수입업자들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를 역수입해 국내에 팔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는 역수입되는 제네시스로 내수시장이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편의장치를 줄이는 대신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600만원 정도 낮은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한국과 미국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역수입 문제는 사라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춘 측면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부가가치세와 교육세 등 다양한 세금이 차량 가격에 붙기 때문에 실제 가격 차이는 훨씬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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