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담긴 인생 이야기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전시회를 준비하는 콜로라도 한인 사진 동호회 회원들을 만났다.

사진동호회 김봉전(사진)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 1호 개발의 주역이다. 나사(NASA)의 우주왕복선, 미공군의 대륙간 탄도탄, 인공위성 개발에 참여한 실력있는 과학자인 그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1년부터이다. “아이들 위주의 바쁜 삶을 살다가, 문득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써 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나를 위한 삶을 찾고 싶어서 독학으로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1993년 무궁호 위성 발사를 위해 홀로 한국에 입국한 후에도 김 회장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한국통신공사 사우전에서 자신의 작품으로 금상을 받고 그 상금으로 다시 렌즈를 구입했다고 한다.  또 업무 시간 외에는 10명의  사진 전문가들로  구성된 PAF(Photo Art Forum) 사람들과 함께 밤이 새도록 사진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실력을 다져왔다.  집에 암실을 따로 두고 작업할 만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김 회장은 2002년 리틀톤 시에서 주최하는 ‘Through eye of camera’에서 풍경부문 1등, 정물부문 2등, 입상 등의 수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덴버에 다시 돌아온 김 회장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 2000년 8월 ‘콜로라도주 한인 사진가 협회’를 창립했다. 그 해 겨울 록키 산에 출사를 갔을 때는 추운 날씨로 인해 얼어붙은 카메라 배터리를 품에 넣고 녹이는가 하면, 셔터를 누르기 위해 얼은 손가락을 호호 불어가면서 작품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웃음짓게 하는 에피소드들을 많아 기쁘다고 한다. 사진협회 창립 회장이었던 김봉전 씨가 다시 지금의 5대 회장이 되기까지 2번의 전시회 개최, 사진 강좌 개최, 일반 사진 전시회 참관 등 많은 행사들이 있었다. 

현재 9명의 공식 회원이 있는데 석사 과정에서 사진을 배운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전문가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콜로라도주 한인 사진가 협회’가 정식 명칭이었지만 작년 4월, 사진 초보자들의 가입을 배려하기 위해 ‘콜로라도 한인 사진 동호회’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사진 동호회 활동의 장점에 대해 김 회장은 “날씨가 좋은 날 산에 오르면 100~200마일 거리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콜로라도 만큼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이 없다. 좋은 경치를 보면 바쁘고 고된 일상의 일들을 다 잊게 된다. 이런 경치를 사람들과 함께 보는 즐거움이 있어 좋고,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더욱 멋지다. 그 다음에는 이전에 찍은 사진들을 들춰 보면서 자신의 실력을 알게 되고 점점 작품에 대한 자기 만족이 생기게 된다”면서 동호회의 장점을 설명했다.  3년 정도 그림을 그리다가 지인의 소개로 이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다는 김정애 씨는 “사진동호회 활동을 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출사를 다니면 참 즐겁고 그림 그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진동호회의 문턱은 전혀 높지 않다. 처음부터 전문가용 카메라를 구비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 전시회나 사진 강좌, 또는 출사나 정기 모임 등 원하는 시간에 3번 이상 참석 후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출사를 가는데 겨울에는 가까운 곳으로 반나절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가기 때문에 교회 출석에도 지장이 없다고 한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회원들의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1인당 4~6점씩 총 35점 정도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관점으로 작품을 감상하면 좋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같은 시간, 같은 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이지만 느낌은 모두 다르다. 마음을 열고 사진을 음미하다 보면 이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전시회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프닝 리셉션은 11월 5일 금요일 저녁 6시~7시, 전시회는 6일 토요일 오후 1시~6시, 7일 일요일 오후 1~5시, 13일 토요일 오후 1~6시, 14일 일요일 오후 1시~5시이다. 장소는 덴버광역 한인회관 3층(10020 E. Girard Ave. Denver, CO 80231)이고 문의는 303-695-5571로 하면 된다. 또, 사진 동호회에 관심이 있다면 김봉전 회장(303-229-3332)에게 연락하면 된다.                         

 

    <황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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