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크루즈 배에 갇혀

지난 8일, 멕시코만에서 엔진실에 불이 나면서 고장을 일으켜 항해가 중단된 카니발 크루즈 배에 승선한 덴버 남성이 수요일, 자신이 일하는 9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현재 상황을 전했다. 현재 터그 보트 한대에 의존해 천천히 샌디에고 쪽으로 이동중인 이 952피트 길이의 대형 크루즈 배에는 4,50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 승객들은 화려한 해산물 뷔페가 아닌, 미 해군 핼리콥터가 공수해준 스팸과 맛살, 팝타트 같은 음식을 2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다 받아먹으며 해안에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크루즈 배의 엔진이 고장나면서 전원도 모두 나가는 바람에 에어컨은 물론이고 불조차 들어오지 않아 창문이 없는 실내 객실을 배정받은 승객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에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객실 안에서 지내야 한다. 

덴버의 뉴스 채널인 9뉴스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데이비드 잠브라노는 운좋게 발코니가 딸린 방에서 지낼 수 있어 그나마 신선한 공기라도 마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잠브라노는 사람들이 카드 게임을 하거나 이야기를 하며 무료함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승무원들도 최선을 다해 승객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승객들은 카니발 크루즈로부터 크루즈 비용을 환불받는 동시에 다음번에 무료로 카니발 크루즈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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