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무시하고 먹이 주다 참변

유레이에 사는 한 여성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야생 곰에게 먹이를 주어오다 결국 곰에게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레이에 사는 도나 먼슨(74)은 매일 저녁마다 곰들이 자신의 통나무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어슬렁거리며 내려오는 모습을 창 밖을 통해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집 뒷마당에다 개 사료며 각종 과일, 요구르트 등을 잔뜩 쌓아놓고 곰들을 먹여온 먼슨은 지난 7일, 신체의 일부가 곰에게 뜯어 먹힌 모습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국은 먼슨이 정말 곰에게 살해를 당했는지, 아니면 사망한 후에 곰이 아닌 또다른 야생 짐승들이 먼슨의 시체를 뜯어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먼슨을 아는 주변사람들은 그녀가 별나게 야생동물을 좋아해왔으며, 수년간 곰은 물론이고 엘크, 스컹크, 너구리 등의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줘왔다고 밝혔다. 주변인들은 먼슨이 동물을 광적으로 좋아한 것을 빼면 나무랄 데 없이 자상하고 친절한 이웃이었다고 회고했다.

먼슨은 14년 전에 사망한 남편인 “리지웨이 잭”과 함께 연방 국유지에 둘러싸인 자신의 통나무집에서 살아왔다. 잭 먼슨이 살아 생전에 아기 엘크 한마리를 데려와 키우면서, 이들의 집은 야생동물들의 천국이 되었다. 이들은 심지어 새끼 사슴을 자신의 침대에서 재우기까지 했다.

먼슨은 평소 주변인에게, “때가 되면 밖으로 나가서 곰과 함께 거닐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밝혀 먼슨이 곰과 산책을 하기 위해 마침내 철조망 밖으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먼슨은 지난 100년간 콜로라도에서 곰에게 물려 사망한 3번째 사람으로 기록됐다.

콜로라도 야생동물 분과 관계자들은 지난 10년간 먼슨에게 곰에게 먹이를 주지말 것을 수차례나 요청해왔으나, 먼슨은 아예 이들의 전화나 등기 우편물을 받지 않았으며, 자신의 소유지에 이들이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려고까지 했다. 이웃들은 먼슨이 곰들을 먹이는 바람에 주변에 곰이 출현하는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곰들이 쓰레기통을 뒤적거리거나 심지어 올 여름에는 수차례에 걸쳐 가정집에 침입하려고 시도했다며 불만을 쏟아 부었지만 먼슨은 곰을 먹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유레이 카운티 쉐리프측은 먼슨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야생 곰 2마리를 총으로 사살했다. 쉐리프측에 따르면, 이들 야생 곰들은 사람의 안전에 위협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지난 7월에는 먼슨의 통나무집 관리인이 곰들이 너무 공격적이라고 신고를 해온 후, 야생동물 분과가 덫을 설치해 하루만에 두 마리를 잡아 안락사시키기도 했다. 먼슨의 집과 가까운 유레이와 리지웨이 등 두 개 타운 주민들은 이제 먼슨이 죽음으로써 곰들이 먹을 것을 찾아 다른 집을 돌아다니게 되며, 그러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쉐리프에 의해 더 많은 곰들이 사살될 것이라며, 몰상식한 한 노인 때문에 곰과 사람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었다며 분개했다.

야생동물 분과 대변인 타일러 배스크필드는, “지난 2004년, 2005년, 2007년 그리고 2008년 등 수 차례 먼슨에게 전화 및 등기 우편을 보내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람이 야생 곰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 곰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잃게 되고 계속해서 음식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당국은 곰에게 먹이를 줌으로써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곰과 같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삼가 해달라고 당부했다.

콜로라도에서 곰에게 먹이를 주다가 적발될 경우, 1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며, 2번째 적발시에는 500달러, 3번째 적발시에는 각각 1,000달러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8/13/2009

<이하린 기자>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