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이 혈관질환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인지하는 사실이다. 혈액검사시 콜레스테롤 과잉 경고장을 받는다면 식사때마다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질 않을 것이다.맛있게 잘 먹으면서 적정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콜레스테롤의 두 얼굴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콜레스테롤. 그러나 콜레스테롤 자체가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에 있는 지질성분 중 하나로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몸속 모든 세포막의 주요 재료가 되며, 지방의 소화·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든다. 또한 부신피질호르몬·성호르몬의 재료가 되고, 각종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신체 성장과 두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노화가 빨리 진행되기 쉽다. 성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성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부족해도 문제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필요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우리 혈액에 남아 있으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는 고지혈증과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를 발전시키고, 이로 인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바로 알기
병원에서 콜레스테롤 검사를 하면 4가지 수치가 나온다.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고밀도지단백), LDL(저밀도지단백)이 그것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은 이해하기 쉽다.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HDL은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HDL은 몸 안에 쌓인 과잉 콜레스테롤을 청소하듯 간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은 간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각 조직의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적당하면 상관없지만 LDL이 필요한 양보다 많아지면 동맥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먹어서~ 콜레스테롤 조절
혈액 속에 LDL을 비롯해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다고 해도 몸에는 특별한 증상이 생기지 않는다. 권길영 교수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평소에 식습관 관리를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콜레스테롤 조절의 첫걸음은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는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 먼저다. 용인대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교수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음식을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먹고 버터, 마가린 같은 동물성 기름 대신 해바라기씨유, 아마씨유 등 식물성 기름을 먹어야 한다.
◆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는 식탁에 꼭 올려야 하는 음식이다. 채소와 콩류에 많이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나쁜 콜레스테롤 LDL의 산화를 막아 혈관벽을 건강하게 만든다. 또한 식이섬유는 한 가지 채소에서 다량으로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종류의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채소뿐 아니라 해조류, 감귤류, 버섯류, 곤약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 도정한 곡물보다 통곡물을 골고루 먹는 것도 콜레스테롤 감소에 도움이 된다.

한편 유난히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으로는 달걀노른자, 오징어, 새우, 굴, 조개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무조건 먹지 않는 것은 좋은 식습관이 아니다. 권길영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라면 육류와 생선을 1:2의 비율로 일주일에 2~3번만 먹으면 큰 무리가 없다.”면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도 무조건 끊지 말고 적당히 횟수와 양을 줄여서 영양 불균형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폐경기이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조금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여성이 생리할 때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하지만 폐경과 함께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 폐경 전과 똑같은 식사를 해도 갑자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쉽다. 폐경이 오면 검사를 통해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고, 전보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동맥경화증이 오기 쉽기 때문에 당뇨식을 하면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식품을 사 먹거나 자주 외식을 하지 말아야 건강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떻게 먹어야 할까?
김혜영 교수는 “육류를 먹을 때는 조리법을 다르게 하거나 지방이 적은 부위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닭은 튀겨서 먹는 대신 껍질을 벗기고 구워서 먹고, 즐겨 먹는 소갈비나 돼지삼겹살 대신 안심을 먹으면 지방을 줄일 수 있다. 기름기가 있어도 재료를 손질할 때 미리 떼어낸다. 굳이 기름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그대로 조리를 하고, 먹을 때 떼고 먹는다.  

고기를 얇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도 기름을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지방이 많은 가공식품 베이컨은 데친 다음 요리하는 것이 좋다. 구운 고기가 먹고 싶다면 프라이팬 대신 그릴을 이용하면 기름기가 쏙 빠진다.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명숙 교수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을 때 채소로 쌈을 싸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렇게 먹으면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이 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요리보다는 찌거나 데치는 요리를 권장한다. 꼭 재료를 튀겨야 할 때는 튀김옷으로 기름을 조절한다. 튀김옷이 두꺼우면 기름을 더 많이 흡수하므로 가능한 얇게 입힌다. 야채를 볶을 때는 미리 데친 다음에 볶거나 재료를 큼직하게 썰어서 볶으면 기름을 적게 사용할 수 있다.
기름을 적게 넣으면 음식 맛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명숙 교수는 “다양한 향이 있는 허브나 야채를 곁들이면 된다.”고 조언한다. 기름 대신 향긋한 향기가 음식의 풍미를 좋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교수는 “대체로 기름을 제한하면 짜게 먹는 식습관이 생기기 쉬우므로 음식 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 밖에도 기름을 넣을 때는 용기에서 바로 붓지 않고 계량스푼에 덜어서 사용하면 적은 양을 쓸 수 있다. 또한 샐러드를 먹을 때 레몬이나 간장을 활용하면 드레싱이나 마요네즈를 넣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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