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BT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현재까지의 외국어 교육과정은 전적으로 실패했다는 결론을 바탕으로 시작하였다. 물론 우리가 한국에서부터 그렇게 매달렸던 영어교육도 실패라는 결론을 전제로 BTM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실패라는 결론은 유창한 영어구사 능력의 습득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우리는 영어공부를 그토록 열심히 하면서 무엇인가를 머리 속에 집어넣기 위하여 대단히 많은 시간과 금전 및 노력을 투자하였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 주변의 사람들 가운데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 속에 영어문법이 가득하고, 어떤 사람들은 머리 속에 영어문법뿐만 아니라 단어와 숙어도 가득 가득한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몇 년씩 영어를 들어서 쌓이고 쌓인 영어 소리의 잔상이나 울림이 가득차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하면 혹자들은 머리 속에 수십권 분량의 영어책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타임지를 몇 년씩 구독하고 영어소설을 몇 권씩 읽어제킨 사람들이다. 물론 어떤 사람의 머리속에는 영어 표준문장 몇 백개가 꽉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고도의 문법실력과 독해실력 및 듣기실력으로 머리 속을 가득채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영어는 되지 않는다.

BTM은 바로 그 많은 종류의 영어(?)를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서도 유창한 영어가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한 분명한 대답은 바로 잘못된 인풋을 주입하였다는 것이다. 즉, 그와 같이 우리의 머리속을 채우고 있는 것들은 잘못된 인풋 (입력)이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가 머리 속에 주입시켜 온 그 어떤 영어(인풋)도 잘못 선택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못할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에 대한 BTM의 작업가설은 이미 소개되었으므로 여기서는 다시 언급하지 않기로 하자. 결국 잘못된 인풋을 가지고 그 많은 시간과 금전 및 노력을 투자하여 핵이 없는 영어실력으로 우리는 늘 허전하고 불안하게 이제까지도 영어와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BTM의 핵심은 바로 유창한 영어구사 능력을 습득하기 위한 단계적이며 체계적인 인풋의 종류와 교습과정에 있다. 그렇듯 BTM은 인풋과 아웃풋의 분명한 관계정립을 통하여 학습자들에게 확실한 영어습득의 청사진 역할을 해준다. BTM을 통하여 소개되는 단계적인 인풋으로 머리 속을 가들 채우면 어느 누구도 유창한 영어를 못할 수가 없게 된다. 이것은 마치 선천적인 언어장애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자연적인 언어습득 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모국어를 거침없이 습득하게 되는 것과 똑같다. BTM이 그러한 자연적인 언어습득 과정을 실천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뒷바침 해주는 것이다.

BTM은 각 단계별 과정을 충실히 따르면서 단계별로 소개되는 영어(?)를 모두 중단없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머리 속에 차곡차곡 축적함과 동시에 빠져나가지 않도록 수시로 반복적인 단속을 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영어공부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여 배우는 것을 모두 머리 속에 저장하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을 다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해도 머리 속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바로 빠져나간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나 자발적인 노력의 동원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과연 BTM은 어떻게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나는 요즈음 이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서 노력은 하지만 제약적인 환경으로 인하여 중단없는 노력을 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무슨 명약같은 처방이라도 있을까, 하고 나는 고민한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BTM을 효과적인 매체로 적용되게 하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결코 답을 찾기에 쉽지 않은 고민이다.

어제 수업을 하면서 한 분으로부터 힌트를 받았다. 그 분 역시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다짐과 각오는 대단하지만 일상적인 비지니스와 생활로 수업의 진도를 따르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는 분이다. 그 분이 수업을 다시 듣기 시작하시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셨다. 어떤 책을 읽었는데 ‘뇌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지였다. 즉, 뇌가 지치고 피로할때와 뇌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상황을 이해하여 공부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언하자면 우리가 그토록 필요로 하고 갈망하는 영어를 공부할 때에 뇌가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각자의 상황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아직은 막연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잘 안 되는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되게 할 수 있을까?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노력의 결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에 살면서 유창한 영어실력은 우리 인생에 얼마만큼의 보상을 줄 것인가? 그 보상이 충분할까? 아니면 노력의 대가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일까? 보상이 두둑하다는 것을 제대로 깨닫는다면 우리의 뇌도 훨씬 잘 돌아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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