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임신부들이 임신 중 섹스를 멀리한다.

 몸의 변화와 뱃속에 태아가 있다는 사실에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임신 중 섹스는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게다가 시댁이나 친정 어른들께“뱃속 아이를 생각해서 잠자리는 되도록 삼가고 조신하라”는 말까지 들으면 섹스에 대한 관심도는 꺼지는 불씨처럼 더욱 사그라져 아예 기피하게 된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다. 아내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뱃속 아기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아내보다 더 잠자리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쐐기를 박는 것이 바로 산부인과에서 얘기하는 임신 시 주의사항이다.“임신 중 섹스는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임신 중에는 가급적 부부관계는 하지 말라”는 담당의사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 주의사항을 듣고나면 침대를 따로 써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마저 하게 된다. 정말 임신 중 섹스는 태아에게 해로운 걸까?

섹스와 유산은 상관관계가 없다
산부인과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 하면 흔히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있으니 당분간은 부부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는 담당의사의 설명을 듣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임신 초기 섹스는 유산과 상관없다. 임신 초기는 태아와 임신부의 자궁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인 태반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기이긴 하다. 하지만 유산의 가장 큰 원인은 태아에 있기 때문에 섹스 때문에 유산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물론 임신 초기는 몸 상태가 불안정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시기이므로 무리한 행동이나 섹스가 임신부에게 유산의 가능성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횟수가 아니라 내용이다.
임신 중 섹스에서 고려할 사항은 섹스의 횟수가 아니라 어떻게 섹스를 하느냐다. 흔히 임신 중에 임신부가 오르가슴을 느끼면 자궁이 수축되어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한다. 하지만 임신부가 심리적으로도 편안하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하다면 섹스 시 느끼는 연속된 오르가슴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임신부가 오르가슴을 느낄 때 복부가 딴딴해지면서 태아에게 전해지는 산소의 양이 약간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임신부와 태아 모두 건강하고 가볍게 느껴지는 정도의 오르가슴이라면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다. 간혹 오르가슴 후에 요통이 오기도 하는데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남편은 임신부의 배에 심한 압박과 무리를 주지 않는 체위로 너무 깊게 삽입하지 않으면서 임신부가 기분 좋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정액은 태아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간혹 섹스를 통해 임신부의 질 속에 들어간 정액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부부도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이는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정액은 배란 직후와 자궁경관의 점액 상태가 양호할 때만 자궁 내에 들어갈 수 있다. 정액은 얇은 이중막 안에 싸여 있을 뿐 아니라 질 속으로 들어간 정자는 며칠 내로 죽어 질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므로 정액은 임신부의 뱃속에 있는 태아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섹스 중 사정해 정액이 방출될 때 임신부가 약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으나 이는 태아가 자라 자궁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이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정액은 질 내에서 살균 작용을 하여 임신부의 면역능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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