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파킨스씨 병으로 죽어가는 노인

 지난 1996년, 27세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무참히 살해하는 등 연쇄 살인 혐의로 수배되어온 살인 용의자가 1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트럭운전수 출신의 체스터 리로이 토드(66)는 1996년 3월 17일, 다운타운 덴버의 철로 근처에서 심하게 구타당한 후 목이 졸려 숨진 쉐리 메이저스(당시 27세)의 시신이 발견된 후 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목격자에 따르면, 메이저스는 숨지기 이틀 전, 커머스 시티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말다툼을 한 후 집까지 태워다줄 사람을 찾기 위해 인근의 당구장까지 걸어갔다. 당구장에서 만난 토드는 메이저스에게 라이드를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메이저스가 토드의 트럭을 타고 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 토드의 트럭은 며칠 후 아이오와주 수(Sioux)의 트럭 정차장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었으며, 트럭 안에서 발견된 증거들로 메이저스의 살인범으로 토드가 지목됐다.

지난 2006년, FBI의 폭력 범죄 계몽 프로그램은 텍사스, 아칸소,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인디애나, 그리고 펜실베니아의 트럭 정차장에서 자주 호객 행위를 하던 창녀들을 성폭행 후 살해한 용의자의 목록을 작성했으며, 토드는 이 범죄의 유일한 용의자로 목록에 올랐다.

  토드는 경찰의 추적을 받으면서 제임스 다이아몬드라는 가명을 쓰며 노숙자로 살아오다가 최근 파킨스씨 병이 위중해지면서 무료로 의료 진료를 받기 위해 라스베가스의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제임스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컴퓨터 데이터에 나오지 않아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되자, 할 수 없이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자신이 덴버 경찰의 수배를 받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토드는 이전에도 살인 전과가 있었다. 1967년에 일리노이에서 권총으로 한 남성을 쏘아 죽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30-50년 형을 받았으나, 15년 복역 후 출소했다.
 현재 네바다에서 구류되어 있는 토드는 메이저스 살인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기 위해 90일 안에 덴버로 압송되어올 예정이다.

  살해된 메이저스의 아들인 미쳴 메이저스는 당시 6살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엄마를 잃어야 했던 어린 미쳴은 살인범을 만나면 왜 엄마를 죽였는지를 꼭 물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제 미쳴은 그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하린 기자>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