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돈 못 찾아가는 경우 많아

 

 집 모기지를 내지 못해 집을 차압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짐을 싸서 이사를 나가는 순간 그것으로 그 집과의 인연은 끝이라고 생각한다. 집이 차압 경매에서 얼마에 팔리든 그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며, 그 집에서 얼마간의 몫을 떼어서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집이 경매에서 빚진 모기지 잔액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팔릴 경우, 모기지 및 각종 제반 비용을 제한 나머지 금액은 원래 집주인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문제는 이 돈을 찾을 수 있는 길이다. 차압 절차를 진행하는 카운티들은 돈이 남은 경우, 이 돈을 원래 주인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찾는데 인색하다. 그래서 몇 년동안 이 돈을 조용히 가지고 있으면서 침묵을 지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운티가 맡아놓고 있는 주인 잃은 돈은 수 백만 달러에 이른다.

 오로라에서 자식을 낳고 기르며 19년동안 살았던 정든 집을 차압당해야 했던 베리 그래거트(63)도 그런 경우였다. 은퇴한 퇴역 군인이었던 그래거트는 2년전 부인이 사망한 후 건강이 나빠져 오른쪽 눈을 수술받고 하는 와중에 제대로 재정 문제를 돌보지 못해 황망하게 집을 차압당하고 말았다. 갈 곳이 없었던 그래거트는 체리 크릭 주립공원에 들어가 차 안에서 몇 개월을 살아야 했으며, 지금은 작은 아파트를 렌트해 소셜 시큐리티 연금으로 근근히 먹고 살고 있다.

 그러다 차압 주택의 경매 잔액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문제에 대해 조명하고 있던 지역 언론인 덴버 포스트지가 그래거트에게 연락해 아라파호 카운티가 그에게 돌려줘야 할 금액이 50,641달러라는 사실을 알려주자 깜짝 놀랐다. 그는 "집을 차압당했을 때 이 집을 판 잔액이 남아있다면 그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뜻밖의 수입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카운티들이 이런 경매 잔액을 원래 집주인에게 돌려주려는 노력은 소극적이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몇십달러에서 몇만달러까지 경매 잔액이 남을 경우, 카운티들은 원 집주인들이 살던 마지막 주소로 이 내용을 통보한다. 그러나 그 마지막 집 주소는 대부분 차압을 당해 이사를 나간 집이다. 그러니 원래 집주인들이 그 편지를 받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또 카운티들은 법에 따라 잔액이 남았다는 사실을 신문지상을 통해 5주간 공지하기는 한다. 문제는 이들이 이용하는 신문이 그린우드 빌리지의 ‘Villager’라는 신문 등 일반 사람들은 거의 들어보지 못한 작은 동네 신문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덴버 포스트지가 차압경매에서 받을 잔액이 남은 집주인들의 리스트를 확보해 추적한 결과, 조금만 노력을 들여도 쉽게 이들의 현주소와 연락처를 파악할 수가 있었다. 따라서 카운티들은 최소한의 겉핥기식 사람 찾기 시늉만 하며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카운티 금고 속에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집을 차압당했지만, 돌려받을 경매 잔액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해당 카운티 public trustee에 연락해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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