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몸이 천 냥이라고 하면 눈은 구백 냥’이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눈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는 말이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예민하고 섬세한 기관인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깊어가는 가을, 습도가 낮아지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더욱 피로해지는 눈을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안구 건조증이란?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단순히 물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점액, 물,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눈을 깜빡일 때마다 필름처럼 눈을 덮어 눈물막을 형성한다. 안구건조증은 이 눈물막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성분 간 비율이 깨지거나, 나오는 눈물 분비량이 적어지거나, 눈물이 너무 빨리 마르는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작업의 증가, 콘택트렌즈 착용 등으로 인한 환경적 원인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대로 눈물이 많이 나는 경우에도 안구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눈물이 부족하면 눈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눈의 민감도가 증가된다. 이렇게 민감한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 연기, 먼지, 바깥공기 등의 외부 자극을 받으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 양이 증가한다. 그러나 이 눈물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하게 눈을 적셔주는 눈물과 달리 자주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래가지도 않으므로 눈 건강을 지키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눈물이 생성되는 양을 늘리거나 증발하는 양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누액을 수시로 주입하거나 자기 전에 안 연고, 젤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실리콘제제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아 부족한 눈물을 저장한다. 최근에는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안약이 개발돼 안구건조증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눈물 흘림증이란?
눈물흘림증, 즉 유루증은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져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눈물은 감정의 표현 수단이기도 하지만 눈 속 이물질과 세균을 씻어내는 세정 작용을 한다. 눈물샘에서 소량씩 만들어진 눈물은 눈을 적셔주고 코를 통해 눈 밖으로 버려지는데 이 때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진 상태라면 빠져나가지 못한 눈물이 눈에 고여 흐르게 된다. 눈물흘림은 대인관계에 지장을 주고 눈 주위 피부가 짓무르기도 하며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불편을 준다. 또 이를 방치하면 고여 있는 눈물주머니의 염증으로 눈과 코 사이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 생기며 전신에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경우 막힌 눈물길을 대신해 내시경으로 새로운 눈물길을 내주게 된다. 눈물길을 둘러싸는 얇은 뼈에 구멍을 내 눈물이 콧속으로 바로 흘러 나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피부를 절개해 흉터가 남았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콧속으로 수술하므로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도 빠르다. 전신 마취 혹은 수면 마취 후 시행되며 40~50분 정도면 수술이 가능하다. 또 레이저를 이용해 눈과 코 사이의 눈물주머니를 둘러싼 얇은 뼈를 뚫어 콧 속으로 눈물이 흘러 들어가도록 수술할 수도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통증이 적고 수술 시간이 짧다.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하므로 나이가 많거나 전신 질환이 있어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들도 부담 없이 수술받을 수 있다.

유행성 결막염
유행성각결막염은 눈의 감기와 비슷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특효약이 없다.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2차 감염 방지 및 대증 요법을 시행하면 보름 정도 후에 호전된다. 처음 며칠은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나아지므로 지속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유행성각결막염에 걸리면 눈의 방어 능력이 떨어져 다른 세균들에 의한 2차 감염 위험이 높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눈을 만지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각막염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고 항생제를 처방받아 점안하도록 한다. 특히 유행성각결막염을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을 거쳐 각막천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는 각막에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각막천공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관상 좋지 못하다고 하여 안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눈두덩을 얼음찜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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