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면'과 '스프' 뭘 먼저 넣을까
 '끓는점'과 라면 맛있게 끓이기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맛도 있어서 '국민 애용식품'으로 자리잡은 라면. 밥 대신 먹기 위해 라면을 끓이다 보면 가끔 고민이 될 때가 있다. '면'을 먼저 넣을지, '스프'를 먼저 넣을지. TV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이를 두고 두 연예인이 다투는 것을 소재로 한 적도 있다.

 정답은 '취향'에 따라서다. 면이 불지 않은 꼬들꼬들한 상태의 라면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좀 불어서 말랑말랑한 라면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불지 않은 면을 좋아한다면 '스프'를 먼저 넣는 것이 좋다. 물론 반대라면 면을 먼저 넣으면 된다. 즉 무엇을 먼저 넣느냐에 따라 라면의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끓는점'이라는 과학적인 근거가 존재한다. 면은 끓는 물에 익히는데 모든 물질이 끓는 온도, 즉 끓는점은 물질에 따라 고유하다. 순수한 물은 외부압력이 1기압일 경우 섭씨 100도에서 끓어 기화한다. 끓는점은 여러 요소에 따라 변하는데 예를 들어, 기압이 1기압 이하일 경우 물의 끓는점은 100도보다 낮아진다. 끓는점이란 열에너지를 받은 물질이 기화하면서 발생하는 압력이 주변의 대기압을 넘어서는 순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고산지대에서 밥을 지으면 설익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 같은 대기압에서는 일반적으로 불순물이 용해돼 있을 경우 물의 끓는점이 상승한다. 따라서 물에 무언가 다른 물질이 많이 녹아 있을수록 더 높은 온도에서 끓게 된다. 그러므로 스프를 먼저 넣으면 녹은 양에 비례해 끓는점을 올릴 수 있고, 이때 면을 넣으면 불기 전에 조금이라도 먼저 익힐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처럼 용액의 농도에 따라 끓는점이 상승하는 '끓는점 오름 현상'은 다른 곳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갖가지 국물 역시 조미료 등이 녹아있는 물이다. 그렇다면 끓는 국물은 끓는 물보다 높은 온도일 것이다. 따라서 끓는 국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물에 데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소화 안될때 탄산음료, 도움될까
탄산음료 마신후 양치질은 30~60분후에

 과식 등으로 인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할 때 흔히 탄산음료를 찾는다. 시원한 탄산음료를 들이킨 후 트림이라도 하고 나면 속이 좀 뚫리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과연 탄산음료는 정말로 소화가 안될 때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단지 마시는 그 순간의 기분일 뿐 소화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한다. 시원한 느낌과 트림을 하기 때문에 속이 개운해질 뿐 궁극적으로 소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은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위장병인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식후 탄산음료 섭취는 위험하다고 주의한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이 위로 넘어가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도록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식도괄약근이 연결부위를 조여준다. 하지만 식후에 탄산음료를 마시면 식도를 조여주는 식도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위산의 역류나 음식물의 역류가 더 왕성하게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탄산음료에 대한 상식 하나 더. 탄산음료를 마신 후 치아 손상을 막기 위해 양치질을 바로 하는 것은 올바를까.

 아니다. 탄산음료는 강한 산성인데, 이렇게 강한 산성 물질이 치아에 닿으면 치아의 맨 바깥층인 법랑질이 부식된다. 치아 표면이 부식된 상태에서 곧바로 칫솔질을 해대면 법랑질이 벗겨져 오히려 치아 표면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탄산음료를 마신 뒤에는 적어도 30~60분 정도 기다렸다가 양치질을 해야 한다. 그 시간동안 침에서 치아 보호물질이 분비돼 손상된 치아 표면이 회복되고, 이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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