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기독교회 송병일 목사

 얼마 전 우리 교우들의 명단을 살펴 볼 기회가 있었다. 50대가 거의 30%가 넘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랬다. 아마 덴버에 사는 한인 이민자들도 50대가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공자는 50을 지천명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천명을 아는 나이라는 뜻이다. 50이 되면 하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나이이다. 인생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생각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50대에 지켜야 할 10계명이 있다.

 첫 번째는 젊음을 부러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50대는 분명 젊은 나이는 아니다. 마음은 여전히 젊은이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나 말하는 것, 분위기가 젊은이와는 다르다. 더구나 몸은 더 이상 나이를 속이지 못한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마음의 질투는 몸까지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계명은 움켜쥐고 있지 말아야 한다. 50이전까지는 모으고 채우는데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기 마련이다. 아이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노후 생활도 준비해야한다. 그러므로 써야 할 때 잘 쓰지 못한다. 그러나 50부터는 써야할 때 쓸 줄 알아야 한다. 너무 인색한 중년은 해로울 뿐이다. 가지고 있는 돈을 잘 사용해서 인생을 아름답게 장식해야 한다.

 세 번째 계명은 항상 밝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첫 번째 표지는 기쁨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은 영원한 미래가 보장되었다는 의미이다. 미래가 확실한 사람은 불안해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중년기는 불안과 초조가 그 특징이다. 가까운 친구들에게서 무겁고 힘든 소식들이 종종 들리기 마련이다. “이제 벌써 내 차례가 되었나”라는 초조감이 밀려온다. 그 불안과 초조가 사실 우리 건강을 더 많이 해치고 있다.

 네 번째는 남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의존하기 시작하면 인생은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자녀들이 반듯하게 잘 성장했고 돈 벌이도 잘 한다고 해도 자녀는 끝까지 사랑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해야 한다. 그분만이 우리 인생을 끝까지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계명은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마음은 누구보다도 젊다고 해서 젊은척해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서 주인공이 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아는 척을 해서도, 부유한 척을 해서도 안 된다. 결국은 사람들에게 소외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 믿음이 없이 인생의 석양을 준비하는 것은 전혀 실속이 없는 것이다. 예수님은 어리석은 부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눅12:20). 아무리 완벽하게 노후 준비를 했다 하더라도 영혼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인생은 실패한 것이다.

 일곱 번째 계명은 아무 일에나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50대는 참견보다 후원과 격려에 치중해야 할 때이다. 예리한 비판도 필요하다. 그러나 50대는 덕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한 순간이다.

 여덟째 계명은 자신에 대한 연민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 만큼 고생한 사람, 나만큼 외로운 사람, 나만큼 노력한 사람이 어디에 있나”라는 표현을 삼가야 한다. 이런 말은 자신의 나약함을 노출할 뿐이다다. 오히려 “나만큼 은혜를 받은 사람, 나만큼 축복을 받은 사람이 어디에 있나”라고 해야 그 인생이 멋있고 가치 있게 보이는 것이다.

 아홉 번째는 남은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단한 목표를 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막연한 꿈을 이룰 시기는 분명 아니다. 이제는 남은 인생을 관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별하고 그 일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 열 번째는 체념할 것은 빨리 체념해야 한다. 과거에 못다 이룬 꿈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해야 한다. 50은 분명 새로운 역사를 이루기보다는 있는 것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어서 새로운 역사에 기여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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