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증으로 치료받아 꽤 호전된 J씨가 또다른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여자도 느끼면 남자처럼 사정할 수 있다며 왜 저는 못하느냐면서 불평해요. 저도 사정할 수 있을까요?”  불감증을 고쳐놨더니 이번엔 남자처럼 사정하게 해달라니 지나친 요구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인터넷이나 포르노를 통해 남몰래 성 정보를 취득하는 데에서 생긴 오해이자 과욕이었다. 우리 남성들이 유달리 성기가 작다고 여기는 왜소 콤플렉스에 집착하는 것도 이런 잘못된 성 정보 때문이다.

 야한 동영상이나 포르노에는 성에 대한 왜곡된 묘사가 많다. 등장 여성은 모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데다 손가락만 대도 극도로 흥분한다. 그런 여성을 다루는 남자배우는 그야말로 신의 손길을 가진 것으로 비춰진다. 게다가 변강쇠 같은 정력에 일반 남성을 주눅 들게 할 만큼 성기가 크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대부분 눈속임 연출이고 평균적인 남성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과 자신을 비교하며 심한 열등감에 빠진다. 최근에는 포르노 등에서 여성의 사정 현상을 묘사한 장면이 자주 등장하다 보니 J씨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국제성학회 부회장이자 필자와 친분이 두터운 휘플 박사팀을 비롯, 성의학계에서는 사정 현상을 연구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혔다. 남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면 사정액이 전립선에서 나오듯, 여성은 G-스폿에서 사정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G-스폿은 질 입구에서 2∼3㎝ 들어간 곳에 있으며 주름이 많고 탄력성이 강한 부위다. 남성의 전립선에 해당되는 여성의 G-스폿은 일종의 퇴화된 흔적기관이다. 10% 미만의 여성만이 사정을 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성감이 더 뛰어난 여성만 사정을 한다는 것은 오해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여성은 사정을 하지 않는데도 ‘왜 나는 사정을 못할까’ 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

 사실 사정을 경험했다는 여성들 대부분은 실제 사정한 것이 아니다. 오르가슴 때 배뇨 근육이 일시적으로 제어력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쏟을 수 있는데 이를 사정현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여성의 실제 사정액은 1∼2㎖ 정도의 극히 소량이며 양이나 성분에서 소변과 차이가 난다.  여성의 사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G-스폿 그 자체다. 클리토리스가 전희(前戱) 때 가장 중요한 성감대라면, G-스폿은 삽입성교 때 자극의 핵심 포인트다. 따라서 남성은 성행위를 할 때 G-스폿을 적절히 다룰 줄 알아야 한다. G-스폿을 올바르게 자극하는 것은 피스톤 운동이나 각자에게 맞는 체위를 이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간혹 G-스폿을 강화하겠다고 요상한 방법을 쓰는데 이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보다는 성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성 흥분을 나누기 위해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것은 성생활에서도 통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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