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한 청년이 병원을 방문하였다. 아직 미혼으로 최근 약혼녀와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남성이 잘 일어서질 않고, 삽입 후에도 사정 전에 자꾸 시들어지곤 해서 곤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직장 신체검사에서도 늘 정상으로 매우 건강하였으며, 평소 발기에 문제가 전혀 없었고 성욕도 왕성하다고 하였다. 너무 긴장해서 그러려니 하고 다음에 다시 시도하였으나, 같은 상태가 계속되어 내원하였다. 또한 고교시절부터의 잦은 자위행위가 원인이 될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발기부전은 발기의 생리학적 기전이 밝혀져 있는 만큼, 아무래도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 등의 배경질환이 있는 경우에 그 빈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술한 경우와 같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젊은 연령에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 대개는 신체검사나 기초적인 검사에서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며, 소위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진단되곤 한다.

 이 환자의 경우에도 검사상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아마도 미래의 신부와의 첫 날밤에 대한 불안과 기대 등 복잡한 심리기제가 작용하여 그 원인의 일부를 제공한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에다 첫 번째 실수가 심리적 압박감을 더하게 되었고 파트너의 불안감이 여기에 더욱 큰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 것이다. 발기부전은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이 환자의 경우는 잦은 자위행위 자체 보다는 소위 '야동‘으로 불리는 인터넷상의 포르노그래피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판단되었다. 인터넷상의 포르노그래피는 너무나 쉽게 접근 가능하고 그 자극의 정도가 심해, 최근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그 폐해에 관한 논의가 제기되어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의 발기부전에서 그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인간의 감정과 쾌락을 지배하는 대뇌 변연계의 신경 전달체계가 분자 생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고 한다. 감정조차 약물로서 좌우하게 되는 세상이 오면 심리적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은 거의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심인성 발기부전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데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여러 가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와 있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성에 대한 건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미 도가 지나쳐버린 음란물의 홍수 속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치료제가 효과 없다면 테스토스테론 검사 필수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 레비트라, 자이데나, 시알리스 등)를 복용한 사람들 중에 일부는 효과가 없다고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십중팔구 짝퉁 발기부전제를 복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분명히 정품을 구입하여 복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을 때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 남성호르몬이 감소된 경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성기능과 관련된 뇌의 시상하부뿐만 아니라, 말초에서도 남성의 발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발기의 시작과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산화질소(nitric oxide)의 생성을 조절하며, 음경해면체 혈류를 개선하고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인 PDE5차단제의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 따라서 체내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할 경우에는 발기부전이 유발되며,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게 된다.

 남성호르몬은 30대 후반을 전후해서 매년 1% 자연 감소하게 된다. 40~50대가 되면 고환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더욱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러가지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후천성 성선기능저하증(LOH: Late Onset Hypogonadism) 또는 남성호르몬 결핍증후군(testosterone deficiency syndrome)이라 한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게 되면 근육량과 근력감소로 인해 무력감이 동반되어 피로감을 쉽게 느낄 뿐만 아니라, 성욕, 발기력, 사정량, 사정시 쾌감 감소 등 성기능 장애가 먼저 나타나게 된다. 중년 남성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검사 후에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게 되면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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