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준호 목사(믿음 장로교회)

 우리 사람은 육체와 영혼이 유기적으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육체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지혜의 사람 솔로몬은 성경 전도서 3:20-21에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곳으로 가거니와,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라고 말하면서 결론적으로 12:7에서 이렇게 토로하고 있습니다. ‘흙은 여전히 흙으로 돌아가고 신(영혼)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 그 영혼 때문에 사람은 항상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이지요. 영혼이 없는 동물은 갈등도 고민도 없습니다. 다만 잘먹고 잘살면 그만입니다.

 이 미국 메사추세스 병원에서 임종직전의 말기결핵 환자의 체중 변화를 관찰하다가, 그 결과 숨을 거두는 순간 환자의 몸무게가 1.25온즈(35.4g) 줄어든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병원은 계속해서 임종직전의 환자를 똑같은 방법으로 실험했고, 역시 환자들이 숨을 거둔 후의 몸무게는 한결같이 평균 1온즈(28.4g)가 주는 것을 정리하여 의료과학지에 발표하였습니다. 최근에 스웨덴의 <룬데>박사팀이 정밀 컴퓨터 제어장치로 이 메사추세스 병원의 실험 진위를 검증해보았더니 임종 시 사람의 체중 변동은 1.26214g이더라는 것입니다. 그 실험을 통해 육체를 뺀 사람 영혼의 무게는 약 1온즈(28.4g)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지요.

 1온즈면 얼마나 될까? 우리가 보통 쓰는 스푼으로 물을 한 스푼 뜨면 약15g이라니까 채 두 스푼의 물 정도가 우리 영혼의 무게입니다. 그게 무엇의 무게일까?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떠오른 말씀이 성경 창2:7에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살아있는 존재)이 된지라..’라는 말씀이니, ‘아하 우리 영혼의 무게는 바로 하나님이 사람의 코에 훅!하고 불어넣으신(프뉴마) 한 호흡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코에 훅!하고 불어 넣으신 생기가 우리 영혼이고 그것을 언제라도 흡!하고 빨아들이시면 우리 영혼은 떠나가는 것입니다. 그 영혼이 가지고 가는 무게가 곧 우리 삶의 무게이고, 그 무게대로 심판받는 것이지요.

 고대 이스라엘이 BC606년에서 586년 사이 3차에 걸친 바벨론의 공격에 의해 멸망당한 후 70년이 지난 어느날, 바벨론의 마지막 왕 <벨사살>이 왕궁의 어전에서 이스라엘 성전에서 찬탈해온 하나님의 성배에 술을 부어 마시면서 매일 매일 잔치하고 희희낙락할 때에 갑자기 큰 손이 하나 텅! 나타나더니 어전의 흰 벽에 이런 글씨를 썼습니다. ‘메네메네 데겔 우바르신’ 겁에 질려 하얗게 된 벨사살왕은 하나님의 사람 <다니엘>을 불렀고, <다니엘>은 이렇게 해석해주었습니다. ‘왕이 하나님의 저울에 달려 부족함이 뵈어서 왕의 나라가 이제는 끝난다는 뜻입니다’그날 밤, 바벨론은 페르시야제국에 의해 처참하게 멸망당하고 말았지요. <벨사살>왕의 영혼무게가 하나님의 저울에 달려 너무 부족함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질그릇이니 그 속에 보배로운 산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으라고..’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니, 아무리 금그릇이라도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요, 아무리 질그릇이라도 보석을 담으면 보석함이 되는 것입니다. 영혼의 무게는 무엇을 담느냐에 달려있는 것이지요. 현대인들은 자식을 의지하지 않는 세대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노후대책>에 무척 신경을 씁니다. 생명보험도 가지가지 많이 들어놓습니다. 그래서 2-30년 노후에 잘 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2-30년 후, 이 땅을 떠난 후는 어떻게 될까요? <사후대책>에 무신경하다가 그 길을 가기에 너무 두려워 두 눈을 부릅뜬 채 돌아가시는 분도 많이 보았습니다. 성경 히9:27은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故 천상병시인은 귀천(歸天)이라는 詩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어느덧 추수를 가늠해보는 추수감사절기입니다. 올 한 해도 우리는 무거운 인생의 짐을 걸머지고 비틀거리며 여기까지 걸어왔지요. 그러면, 그렇게 내가 추구해왔던 무거운 짐에 비해 내 영혼의 무게는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가 육체를 위해서는 가득가득 집안에 채우면서 내 영혼도 그렇게 채우며 살았는지 돌아봐야 하는 계절인 것 같군요. 인생에 관한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입니다. 바로 코 앞 밖에 보지 못합니다. 육체를 위해 채우는 만큼 내 영혼이 쉴 자리는 그만큼 좁아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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