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공포가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사망자가 잇따르고 감염자 수도 1만 명을 넘으면서 불안감이 크게 높아졌다. 면역력을 증강시켜 준다는 건강기능식품 판매도 급증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면역력 증진(유지)’이라는 기능성을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홍삼, 인삼, 알로에겔, 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 등 4종뿐”이라고 밝혔다. 말 그대로 ‘신종’이라 신종 플루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는 많지 않다. 그래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면역력이 증강되면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가볍게 퇴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타미플루는 면역력이란 얘기다.

스트레스 쌓이면 자율신경계 조절 안돼 면역력↓
고려대학교 통합의학과 이성재 교수는 “건강한 생활습관,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 올바른 식이요법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며 “특히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교감신경+부교감 신경계) 기능을 무너뜨려 면역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과로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공포심을 갖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다. 야한 영화를 보면 자극이 되고, 무서운 영화를 보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교수는 “신종 플루에 감염된다고 모두 사망하진 않는다. 사망자 중 대다수가 고위험군 환자였다.”며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체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 호흡요법이나 심상훈련, 근육이완요법으로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해야 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20분씩 꾸준히 ‘호흡 마음챙김 명상’을 해보자. 조용한 장소에서 바닥에 앉아 다리는 결가부좌, 반가부좌, 평좌 중 한 자세를 잡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어깨는 편안하게 이완한다. 의자에 앉아서 할 경우 소파보다 척추를 곧추세울 만한 딱딱한 의자가 좋다. 손은 가운데로 모아 겹치거나 양쪽 무릎에 편안하게 올린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입은 다물며, 코로 호흡을 한다. 코끝에 들숨과 날숨을 느낀다. 조급해하지 말고 코끝에 주의를 집중하면 어느 순간 잘 느껴진다.

적당한 운동과 오색 밥상은 면역력 강화
‘오색 밥상’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다섯 가지 컬러로 이뤄진 ‘오색 푸드’를 중심으로 식단을 짜보자. 박 교수는 “외국 영양학회지에 과일 한 가지를 1000g 섭취하거나 색깔이 다른 과일 4~5가지를 80g씩 섭취하거나 항산화 효과는 같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적이 있다.”며 “하루 3끼 골고루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끼는 살코기 약간, 한 끼는 생선 약간, 한 끼는 두부·콩 등을 하루 평균 칼로리만큼 먹으면 된다. 채식주의자는 비타민 B12를 보충해야 한다. 김치를 뺀 제철채소 두 가지도 하루 식단에 포함한다. 간식은 우유나 유산균 요구르트를 먹으면 좋다. 식사를 잘 챙겨먹는 성인은 굳이 비타민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중고생들은 학원에 다니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하므로 철분제나 비타민제, 아연·엽산이 든 영양제를 먹으면 좋다.

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는 “영양의 균형이 면역력을 좌우하므로 편식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 원칙”이라며 “평소 정제되지 않은 현미를 주식으로 녹황색 채소나 토마토, 당근, 살구, 복숭아 등을 많이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또 담즙산의 분비를 촉진시켜 장내 세균에 의해 발암을 촉진시키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고지방 음식을 줄이고, 신진대사에서 발생된 독성 이온을 배출시키는 효능이 있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했다. 심 교수는 “콩제품, 마늘, 양배추, 당근, 버섯 등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종 플루 유행기에는 가급적 다이어트를 하지 말아야 한다. 과식 습관이 있다면 음식량은 줄이는 편이 낫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