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교 연간 학비는 평균 2만6천 달러에 달한다. 아이비리그의 명문 사립대학과 일부 유명 대학들 가운데는 기숙사비를 합친 학비가 5만 달러를 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사립대학 등록금이 연간 1천만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미국의 대학 학비가 훨씬 비싼 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학비가 5천 달러에도 미치지 않는 대학들도 꽤 많다. 학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그 학교에서 받는 학위가 별 볼일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법도 하지만 미국내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수업내용도 알차면서 명성이 자자한 일류대학 가운데 학비가 한국의 사립대학보다 싼 학교들이 적지 않다.

9일 CNN머니는 학비가 무료이거나 5천달러 미만인 유명대학 13곳을 소개하면서 이들 학교의 입학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이들 학교에 입학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서둘러 입학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비가 싸면서 명성이 높은 대학 가운데 첫째로 꼽힌 곳은 켄터키주에 위치한 버리어 칼리지(Berea College)다. 이 학교는 아예 학비가 없다. 1855년 세워진 버리어 칼리지는 남부지역에서 성별과 인종 차별없이 여성과 흑인에게도 입학허가를 내준 최초의 학교다. 학비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주당 10∼15시간을 기숙사나 식당 등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다.

유타주에 위치한 브리검영 대학은 연간 학비가 4천290달러다. 모르몬교 신자는 절반인 2천145달러만 내면 된다. 이 학교의 모든 학생은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윤리규범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해야 하는데, 윤리규범은 술.담배를 하지 않고 재학 중 이성과 동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뉴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 있는 쿠퍼유니언 대학은 건축과 미술 분야의 명문이다. 수업과정이 혹독하지만 학비는 무료다. 쏟아지는 기부금으로 학교재정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채플힐 캠퍼스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대학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 학생에게는 연간 학비로 3천865달러만 받지만 다른 주 출신의 학비는 2만1천753달러다. 그러나 다른 주 출신 학생들도 2학년때부터 투표자 등록이나 운전면허 취득, 세금신고 등의 방식으로 거주지를 노스캐롤라이나로 등록하면 학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버지니아대학의 연간 학비는 1만2천400달러다. 그러나 40억달러에 달하는 기부금 재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자금 융자와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학은 여타 대학들에 비해 졸업생들이 학비로 인한 부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텍사스 휴스턴 소재의 라이스대학은 기부금 재정을 학생 수로 나눠보면 학생 1인당 95만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연간 등록금 3만1천430달러를 모두 납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경계에 위치한 딥스프링스 칼리지는 입학정원이 고작 13명이다. 학생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1년내내 캠퍼스를 떠나지 않고 공부에 몰두한다. 2년제 대학으로 목축과 농장경영이 주요 커리큘럼이며 학비는 무료다.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학교 졸업생들이 종종 아이비리그 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한다.

텍사스대학도 다른 주 출신 학생들에게 텍사스주 출신 학생들과 같이 저렴한 학비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 육군.공군.해군사관학교와 해양사관학교, 해안경비대학교 등은 졸업후 일정기간 군인으로 복무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최상급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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