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 생활·명상 큰 도움… 심각할 땐 항우울제를

 회사원 손모 씨(31)는 얼마 전 TV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보도가 터져 나오면서 불안감에 시달렸다. 혹시 전쟁이라도 터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전업주부인 김모 씨(40)는 김 위원장의 사망이 보도된 날 저녁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다른 여성이 카트에 라면을 많이 담는 걸 본 김 씨는 자신도 라면이나 통조림 제품을 많이 사야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2011년에는 이 밖에도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일이 많이 벌어졌다. 대중의 불안감도 어느 해보다 높았다. 불안감은 위험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인체의 자율신경계가 흥분함으로써 나타난다. 보통 상황의 예측 가능성이 낮을수록 불안감은 더 심해진다. 불안감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 현상이다. 그러나 불안과 걱정이 지나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면 불안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 불안감의 증세 및 대처법
불안감을 느끼게 되면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증가하는 신체적 반응이 나타난다. 심하면 두통과 어지럼, 위장관계 이상, 불면증도 동반한다.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큰 이슈가 터졌을 경우 일시적으로 불안감이 심해졌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불안감은 예측 가능성이나 통제 불능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는 게 기본적인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을 충실히 하고, 가급적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려고만 해도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또 평소에 복식호흡과 명상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산책 같은 간단한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다. 전문가들은 “큰 사건이 일어난 뒤 진료를 해보면 불안장애 환자들이 사건과 관련해 불안감을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누구나 예측하지 못한 일이기에 다들 불안해하고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준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또 이럴 때일수록 본인 업무에 충실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 통제가 안 되면
불안감이 심해 스스로 통제가 안 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하면서도 자꾸만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면 불안장애를 의심해보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불안장애는 최악의 상황만을 예측하는, 이른바 ‘재앙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나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끝 모르는 늪처럼 변해 버린다. 문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록 결과를 나쁜 쪽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불안감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불안감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에 대한 치료는 먼저 증상이 정상 반응에 속하는지 혹은 불안장애에 따른 것인지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극에 대한 피드백으로서 불안감이 나타났거나 일시적으로 심한 반응을 보인 환자는 면담만 해도 안정감을 얻는다.

 하지만 좀 더 상세한 평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여러 가지 심리검사도구를 이용하거나 미리 정해진 질문을 순서에 따라 묻는 특수 면담을 실시한다. 이러한 면담 결과를 종합해 환자의 상태가 불안장애로 진단되면 세부 치료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불안장애 환자의 경우 잠을 못자거나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지속되는 긴장으로 인해 소화가 안 되거나 밥을 못 먹는 일이 많다”면서 “그래서 쉽게 피곤해지고 지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엔 항불안제와 항우울제 같은 약물치료가 증상을 완화시키고 환자가 안정을 되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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