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기독교회 송병일 목사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만남이 없는 생활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도 만남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가족이 한 지붕에서 같이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같이 사는 부부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배경과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다. 성품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기호가 다르고 사는 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가장 많은 갈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남편과 아내이다. 모든 사람이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 갈등이 생기면 그만큼 상처와 아픔이 남기 때문이다. 갈등으로 빚어진 깊은 상처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드물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갈등을 피하고 싶어한다. 갈등이 없는 교회가 좋은 교회이며 그런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갈등이 없는 평안한 교회가 우리가 바라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이 없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서로 간의 갈등을 통해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미국 교계의 영적인 지도자 중에 한 사람인 척 스윈돌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당신이 주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피할 길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을 무시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라게 하고 도전을 주며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도록 갈등이라는 선생님을 보내셨다는 사실을 놓치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고통과 혼돈은 있지만 인격의 성장과 삶의 지혜가 우리를 기다린다.” 그는 갈등을 우리를 자라게 하고 도전을 주며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게 만드는 선생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통해서 인격이 성장하고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켄 산데가 지은 “피스메이커”라는 책이 있다. 갈등이 가져다주는 선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경적 답변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그가 소개하는 갈등의 선물은 세 가지다. 첫 번째 갈등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기회라는 것이다. 우리는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우리 자신의 힘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힘이나 경험으로 처리가 되지 않을 때 감정이 격해지게 된다. 때로는 분노를 일으키고 관계를 끊어버리기도 한다. 이것은 최악의 경우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최악을 생각하고 최악으로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갈등은 오히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이 얼마나 지혜로우시며 신실하신 분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두 번째로 갈등은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최고의 목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또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데 있다. 우리가 갈등에 휩싸여 있을 때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지혜롭게 행동한다면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평안과 기쁨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을 위한 위대한 섬김인 것이다.
  1863년 7월 아브라함 링컨은 남군을 섬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맡게 된다. 하지만 링컨의 명령을 어긴 미이드 장군 때문에 그 좋은 기회가 무산되었다. 링컨은 미이드 장군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실망감과 흥분에 사로잡혀서 한 통의 편지를 썼다. “미이드 장군 보시오. 나는 남군 총사령관 리 장군의 탈출로 인해 앞으로 닥쳐올 불행한 사태의 중대성을 귀하가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군은 확실히 독 안에 든 쥐였습니다. 당신이 그때 추격만 했더라면 최근에 우리가 거둔 승리와 함께 전쟁은 종결되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 지금, 전쟁의 종결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장군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장군은 하나님께서 주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만 것입니다. 그 일로 말미암아 나는 지금 생각지도 못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이드 장군이 이런 링컨의 편지를 받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링컨을 옹졸한 사람으로 여기며 분노를 나타냈을 것이다. 또한 링컨을 위해, 북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미이드 장군은 이 편지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링컨이 편지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편지는 링컨이 세상을 떠난 후에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의 서랍 속에서 발견되었다. 갈등 가운데 있는 사람을 내치기보다는 그를 사랑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갈등은 예수님을 닮아 가는 성숙의 기회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크고 작음을 떠나서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가 가진 믿음의 목표가 무엇인가?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이다. 갈등은 우리의 연약함을 보여준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거울을 보듯이 선명하게 알게 해준다. 우리는 연약할수록 예수님을 의지해야 한다. 예수님을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우리는 그 분을 닮아갈 수 있다. 갈등은 우리의 성품의 모난 부분들을 드러나게 해준다. 그것으로 남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앞에서 깎여질 때 우리의 인격은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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