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참 많이 깨닫는 것 중에 하나가 말의 중요성입니다. 어떤 때는 모든 관계의 전부는 ‘말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에는 쉽게 화내고 속상해 하고 상처받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상대방에게 던진 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는 사이 상대는 내 말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고 아파하지요. 자신이 한 말과 하고자 하는 말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말로 인한 실수와 관계의 파괴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야고보서 3:2) 말은 그 자체가 인격입니다. 그리고 말의 변화가 삶의 변화이며 말 한마디로 모든 관계가 나빠지기도 하고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내가 하는 말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과 느낌으로 의미로 받아들여질지를 늘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법한 남편과 아내 사이의 이런 대화를 한 번 가정해 보았습니다.
  며칠 전에 아내가 미리 다려놓은 와이셔츠를 꺼내 입으려던 남편이 갑자기 짜증이 섞인 소리로 말합니다.
  “이 와이셔츠 다린 거 맞아?” 아내가 대꾸합니다.
  “양팔에 주름 잡힌 거 안 보여요?”
  “여기 구겨져 있잖아!”
  “아니 여기가 무슨 세탁소인줄 알아요? 뭐가 그렇게 까다로워요?”
  “뭐가 까다롭다니. 이 여편네가 왜 아침부터 신경질이아.”
  “신경질은 누가 부렸어요.”
  “당신이 부렸지 누가 부려.”
  “아니 왜 생사람을 잡아요. 당신이 뭐 마음에 들어 하는 거 하나라도 있어요? 그걸 것 같으면 새 장가 들어 다른 여자하고 살아 봐요. 그래, 새 장가 들어보라고요. 3일도 못 돼서 쫓겨 날거니까. 그래도 나라도 되니까 이만큼 살아준 것만 해도 감사하고 살아요.”
  “이놈의 집구석이 이러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지...”
  보통 대화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이럴 때는 아내가 이렇게 표현해 보면 어떨까요?
  “옷이 마음에 안 들게 다려졌나 보지요?” 이 한 마디면 남편의 마음이 다 녹아내립니다. 

  어느 한 나라의 왕이 자신의 이가 모두 빠지는 꿈을 꾸었습니다. 한 꿈 해몽가가 왕의 꿈 이야기를 듣고는 이렇게 풀이를 했습니다.    “흉조입니다. 전하의 가족들이 한 사람씩 전하보다 먼저 세상을 뜰 것입니다.” 왕은 크게 분노하여 그 사람을 옥에 쳐 넣었습니다. 이때 다른 해몽가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정말 좋은 징조입니다. 전하께서 가족들 가운데 가장 오래 사신다는 뜻입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 해몽가에게 상금을 내렸습니다. 옆에 있는 대신들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말한 것은 앞서 감옥에 간 해몽가의 풀이와 같은 뜻이지 않소? 그런데 이렇게 대우가 다르다니요!” 그러자 상금을 받은 해몽가가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그와 나의 해몽은 같습니다. 문제는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드와이트 수몰은 “관계의 핵심을 대화의 체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약 성경 잠언에는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 누군가에게 ‘금 사과'를 대접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관계의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생각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 뱉는다면 매일같이 '사과(謝過)'만 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말 좀 잘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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