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크게 반발

제퍼슨 카운티가 예산 삭감과 저조한 학생 등록률 등을 이유로 11개 초중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반발한 지역 커뮤니티 멤버들과 학부모들, 관련 공무원 등이 이들 학교들이 폐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퍼슨 카운티 학군은 앞으로 2년간 3천만달러에서 4천만달러 가량의 예산을 삭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있는데, 하필이면 폐교 목록에 놓인 학교들이 가난한 히스패닉과 흑인 학생들의 등록률이 높은 학교들로 구성되어 있어 지역 사회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폐교를 막기 위해 제퍼슨 카운티 이곳저곳에서 학부모들의 반대 모임이 조직되고 있고, 반대 캠페인 및 시위도 예상되고 있다. 위트 리지 시 의회는 폐교 계획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고, 레이크우드 시장은 시에 위치한 중학교 두개를 옹호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아베다 관계자들 역시 학교를 폐쇄하는 것 외에 다른 아이디어들을 담은 편지를 학군 측에 발송했다. 학교 폐쇄를 발표한 제퍼슨 카운티 학군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학군에 있어서 폐교 문제는 학군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며, 학군은 자녀들이 멀쩡히 잘 다니고 있는 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느낀 학부모들과 커뮤니티 멤버들이 이례적으로 결속력을 발휘해 폐교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사실도 잘 인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덴버, 리틀턴, 콜로라도 스프링스 등지에서 재정 적자 심화 및 지역 인구 통계의 변화 등으로 이미 여러 개의 학교가 폐쇄되었고, 앞으로도 여러 개의 메트로 지역 학군들이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제퍼슨 카운티 학군의 행보에 타 학군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콜로라도에서 가장 큰 학군인 제퍼슨 카운티 학군은 85,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재학중이고 계속해서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중에서 오래된 주택가와 가난한 주택가의 학교들은 오히려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이들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라티노 같은 소수계 인종과 빈민층 학생들에 집중되어 있다. 학부모들과 커뮤니티 멤버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제퍼슨 카운티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돕기 위한 연방의 타이틀 1 기금을 받는 학교는 총 23개이다. 현재 폐쇄 목록에 오른 학교 11개 가운데 7개가 타이틀 1 기금을 받는 학교이며, 11개 학교 중 10개는 25% 이상의 학생들이 무료나 할인 점심을 먹는다. 이들 11개 학교의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업평가 성적이 나쁘고, 가난한 소수계가 많기 때문에 학교를 폐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폐쇄를 막고 학군 예산을 절약하는 것을 돕기 위해 결성된 제퍼슨 카운티 시민 위원회는 11개 대신 8개 학교를 폐교하고 6학년을 중학교로 옮기며, 120개의 가건물을 철거하는 방안 등의 몇가지 권고안을 제출했으며, 학군측은 이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 제퍼슨 카운티 학군은 30명 멤버의 위원회를 조직해 학군의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세밀히 조사했다. 위원회는 운영 비용, 학교 운영 상황, 학생 수용력, 학생 등록 경향,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등을 모두 이용해 학교들의 상태를 점검했으며, 11월까지 여러 차례의 공개 미팅도 가졌다. 최종적으로 열린 2개의 미팅에서 3,000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이메일과 편지, 전화 문의도 쏟아져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그러나 11월 30일, 학군 위원회는 아베다, 카모디, 켄 카릴, 오코널 등 4개 중학교와 피츠모리스, 포스터, 마튼슨, 페닝턴, 플레즌트 뷰, 러셀, 저거 등 7개 초등학교까지 총 11개 학교를 폐쇄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학교 위원회는 최종 미팅 등을 통해 1월에 최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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