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의 아이들은 몸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정신도 함께 커가며 인격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부모’다. 부모와 아이와의 바람직한 관계형성이 아이의 올바른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영식 교수에 따르면 문제아동 및 문제행동은 크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론적 요인으로 나뉜다. 하지만 아이의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아이와 엄마와의 ‘궁합’이다. 즉 엄마의 사소한 행동이나 감정의 표현 및 아이를 대하는 잘못된 태도 등이 아이의 기를 죽이고 나아가서 아이의 신체적 발달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안에 충실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남편이 미운 엄마는 남편과 닮아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고 주의가 산만한 아이에게 감정이 도를 넘어 폭발하기도 한다.

   반면 발육이 또래에 비해 늦는 아이에 대한 엄마의 반응은 정반대일 수 있다. 아이를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대상으로 보아 아이의 행동에 창피해 하고 아이의 기를 죽이게 되는 것이다. 깔끔하고 꼼꼼하며 매사에 계획적인 엄마는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아이를 ‘덜렁거리고 침착하지 못한 분별력 없는 아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아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영식 교수는 “어떤 양육태도가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에 따라 적절한 양육방식을 찾아야 한다. 아이의 기질 역시 어른들의 성격과 마찬가지로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은 아니다. 아이의 기질적 특성의 장점은 우선 살려주고 단점은 되도록 보완하면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이의 올바른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아이의 부정적 측면을 자꾸 보려 하고 그 행동을 시정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똑같은 행동도 긍정적 시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제자리에 차분히 있지 못하고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아이는 ‘활동적인 아이’로 보고 욕구를 적절히 발산할 수 있는 운동이나 활동적인 취미를 찾아주도록 하며 반대로 위축되고 비활동적인 아이는 엄마가 답답함을 느끼기보다는 일단 ‘생각이 깊은 아이’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아이를 보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긍정적 시각에서는 칭찬이, 부정적 시각에서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사랑의 묘약이지만 지나친 비난은 아이를 위축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 아이와의 궁합은 부모 쪽에서 우선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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