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A씨. 최근 부부관계가 시들해졌다. 오르가슴도 알고,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근래 성감이 떨어지고 흥분도 잘 되지 않았다. 권태기일까? 남편과의 사이는 괜찮다. 그렇다면 남편이 문제일까? 남편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성관계 시 패턴이나 시간의 문제도 아닌 듯한데…. 그럼 갱년기인가? 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당뇨병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뇨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 당뇨 합병증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 당뇨로 인한 성기능 장애다.
실제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으로 치료를 받으러 와서 당뇨로 진단 받는 경우가 꽤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런 경우로 병원을 찾는 남성에 비해 훨씬 적을 뿐이다. 하지만 여성 당뇨병 환자는 전체 당뇨 인구의 48%를 차치하고 있다. 여성이라 해서 당뇨로 인한 성기능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닐 텐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너무 무심하게 넘기지 않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당뇨병으로 신경 손상이 있다면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잘 느끼지 못한다. 성감이 떨어지고 둔해지는 것이다. 또 저혈당 상태가 반복된다면 여성의 성욕은 크게 떨어진다. 당뇨병은 혈관에도 영향을 끼쳐 질의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애액이 줄어 질건조증이 생겨 성교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점점 성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성욕이 저하되면서 결국은 성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당뇨가 있으면 무엇보다 철저한 혈당관리가 최우선이다. 혈당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신경손상, 혈액순환 장애 등 합병증이 생겨 성생활은 물론이고 건강도 크게 위협받는다. 성관계 전 저혈당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고 이런 준비 없이 성관계를 했다면 이후 과일이나 주스를 먹는 것이 좋다.성생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파트너에게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 서로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환자라 해서 삶의 일부분인 성생활을 섣불리 포기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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