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화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명문대 입학이 좌절된 수험생들이 재수에 매달릴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재수생을 찾아보긴 힘들다.
미국 동부에 몰려 있는 아이비 리그 사립대 외에도 각 주별로 명문대가 고루 분포돼 있는데다, 무제한으로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 때문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립대에 진학하게 되면 학비가 저렴해진다는 점도 재수를 막는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모(25) 씨는 "재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원하는 만큼 대학을 지원할 수 있어서 그 중에 한 곳을 선택해 가려고 하지, 굳이 재수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학 편입 제도가 발달한 미국은 재수보다 편입이 보편적인 분위기다.
사실 수험생이 명문 4년제 대학에 바로 입학하기 위해선 SAT(대학입학자격시험) 성적뿐만 아니라, 에세이, 내신성적, 학교장 추천서, 면접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2년제 주립대인 커뮤니티 컬리지의 편입 전형을 이용하면 4년제 대학 진학이 훨씬 수월해 명문대 '우회로'로 인기가 높다. 따라서 우선 커뮤니티 컬리지를 수료한 뒤 편입학 전형을 통해 4년제 주립대나 아이비 리그 최고 명문대로 진학하는 방안이 재수보다 선호되고 있다.
이모 씨는 "입학한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편입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아예 2년제 대학에 가서 좋은 성적을 받은 뒤 일류 명문대로 편입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영국에선 대입 시험이 한국의 '수능'과 달리 하루에 몰아쳐서 치르지 않고 2년에 걸쳐 나눠서 진행된다. 보통 고2 겨울과 여름, 고3 겨울과 여름에 한 과목 당 5~10개의 시험을 본다. 만일 고2 겨울 때 본 시험을 망쳤다면 다음번 시험에서 재시험을 응시해볼 수 있다. 이처럼 성적관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재수생은 보기 드물다. 다만 캠브리지, 옥스포드 등 세계적인 명문대 주변에는 재수생을 위한 학교와 학원이 발달해 있다. 이런 학원을 다니거나 따로 과외를 받거나, 또는 독학을 하면서 명문대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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