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 - ‘공중부양’ 중인 식탁 물가

    쌀 - 3개월 새 도매가 35~40% 상승, 육류 - 돼지고기까지 덩달아 ‘들썩’, 채소 - 양파,감자 두배까지 치솟아
새해부터 한인들의 식탁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뛰어 오른 쇠고기 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덩달아 돼지고기 값마저 들썩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휩쓴 사상 최악의 가뭄은 쌀값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동부 지역을 덮친 한파는 채소 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인 가정의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품목인 쌀과, 육류, 채소류의 가격변화를 분석했다.

■쌀

       현재 가장 무섭게 오르고 있는 품목은 쌀이다.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정미소와 도매업체는 물량부족으로, 마켓과 소비자는 가격 상승으로 다 같이 한숨을 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개월 사이 쌀 가격의 도매가는 35~40%가량 상승했다. 아씨수퍼는 자체 브랜드 이천쌀의 가격을 한 달 전 6.50달러에서 8.50달러로 올렸다. 10달러까지 오르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같은 제품의 가격은 5.99달러였다.
도매업체들을 쉴 새 없이 뛰고 있는 가격도 문제지만 물량확보 자체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수량제한 판매가 도매에서 소매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쌀은 한인 식탁에 직결되는 만큼 가격에 민감한 품목. 때문에 매주 한인마켓 세일마다 빠지지 않던 품목이다. 쌀을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일명 ‘미끼상품’으로 이용하던 한인마켓들은 현미쌀 등으로 세일상품을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지난 주말 쏟아진 폭우도 가뭄 해소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쌀뿐만 아니라 현미와 찹쌀 등 다른 곡물류의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인마켓 관계자는 “현미와 찹쌀 역시 수량은 30% 줄고 가격은 20% 올랐다”며 “올해 햅쌀 출시 전까지 곡물류의 가격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햅쌀 출하 시기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늦어진 9~10월께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류


     업계 관계자들은 육류가격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쇠고기 값은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돼지고기 역시 대체수요 증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육류가격의 인상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갈비부위는 파운드당 8~9달러를 웃돌고 있는 상태. 지난해 이맘때 5.99달러 선에서 판매되던 것에 비하면 약 35%가량 오른 셈이다. 미국 육류협회에 따르면 초이스급 쇠고기 컷아웃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파운드당 2달러 이상으로 전년 대비 4% 상승했다. 갈비는 전년 대비 25%, 등심과 목심 부위를 일컫는 척롤은 10% 올랐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쇠고기 생산량은 약 1,100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5.7%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돼지고기 역시 올해 초 퍼진 PED 바이러스로 도축 두수가 최대 500만마리까지 줄어들 것이며, 수요가 가장 높은 여름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인마켓 관계자는 “쇠고기 값이 오르면서 돼지고기 역시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고 있다. 목살의 경우 최근 30%가량 올랐다.”며 “오름폭은 예상할 수 없으나 당분간 육류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가격이 소폭 내리더라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은 못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소류


     업계 관계자들이 최근 가장 우려하고 있는 품목은 양파와 감자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류는 작황상태와 수입물량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보통 채소들의 생육기간은 60~70일 선이라 작황부진에 따른 가격상승은 평년 날씨를 회복하고 2~3주 지나면 정상가를 되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양파와 감자의 경우 1년에 한 번 수확하기 때문에 그 해 농사를 망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은 양파와 감자의 주요 생산국 중 하나라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가을 박스당 8~12달러 선이던 양파 도매가격은 현재 18~20달러까지 치솟았다. 6~7달러 선이던 감자가격은 현재 박스당 16~18달러로 150% 가까이 폭등했다. 4월 수확시기가 지나면 가주산 양파의 경우 30~4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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