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그리고 인내심을 가져라"

      주간 포커스 신문사(발행인 김현주)가 주최한 체리 크릭 학군 교육감 초청 교육 세미나가 성공리에 개최됐다. 콜로라도 한인 커뮤니티 역사상 처음 열린 현직 교육감 초청 세미나는 콜로라도에서 가장 많은 한인 학생들이 재학 중인 체리 크릭 학군의 최고 책임자인 현직 교육감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를 가졌다.
지난 1일 목요일 오후 1시에 주간 포커스 문화센터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해리 불 교육감은 스캇 시그프리트 부교육감과 함께 체리 크릭 학군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필두로,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 학교가 학부모에게 기대하는 내용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불 교육감은 체리 크릭 학군에 대해 “총 면적이 108 스퀘어 마일로 콜로라도에서 4번째로 크며, 55,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또  학생과 교직원을 모두 합하면 그랜드 정션 인구보다 더 많다”고 자랑했다. 또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학군, 학생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제공하는 학군, 모든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학군이 우리 학군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불 교육감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학급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자녀의 공부 습관과 지적 수준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IB 프로그램과 AP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불 교육감에 따르면, IB와 AP 모두 대학 수준의 수업으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은 영어, 제2외국어, 사회 과학, 자연과학, 수학, 예술 등 6개 과목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IB는 6개 과목 모두를 잘해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만 이수할 수 있다. 현재 체리 크릭 학군은 아라파호 커뮤니티 칼리지, 오로라 커뮤니티 칼리지 등과 파트너쉽 제휴를 통해 IB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이수한 학생들이 콜로라도 내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크레딧을 학생의 대학 크레딧으로 전환해준다.
AP(Advanced Placement) 프로그램은 영어, 수학 및 컴퓨터 과학, 과학, 역사 및 사회과학, 예술, 외국어 항목에 걸쳐 총 34개 과목 중 선택해서 이수할 수 있으며, IB처럼 반드시 6개 과목 모두를 이수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 사항이 없어 한 과목만 이수해도 되기 때문에 자신있는 과목만 중점적으로 골라 이수할 수 있다.
고등학생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는 데 있어서 어떤 프로그램이 더 유리하냐는 질문에 대해 불 교육감은 “큰 차이가 없다. 대학들은 AP와 IB를 똑같이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 교육감은 “대학 입학 사정관은 지원학생들의 다양한 부분을 본다. IB나 AP를 이수한 학생들이 대다수라면 특별히 더 가산점을 받지는 못한다. 오히려 입학 사정관들은 트럼본이나 발레, 미술 같은 특기 사항이나 국제 경험, 다양한 커뮤니티 경력 등을 살펴보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따라서 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합창단, 클럽, 운동팀 등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에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력을 쌓는 것이 대학 입학시 매우 유리하다는 뜻이다.
또 불 교육감은 “자녀에게 대학을 직접 몸으로 느끼게 하라”고 권고했다. 막연히 대학을 꿈꾸는 고등학교 자녀들을 직접 여러 대학에 데리고 다니면서 미래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에 대학을 바꾸거나 포기한다. 이것은 학생과 부모 모두에게 있어서 시간 낭비, 재정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대학과의 ‘궁합’을 맞춰보는 것이 이런 낭비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방학 때 시간을 내서 아이가 진학할 수준이 되는 대학들을 아이와 함께 둘러보자. 아이가 “이 대학은 느낌이 참 좋다”라고 말하는 대학이 분명히 있다. 이렇게 자녀와 맞는 학교에 진학할 경우, 대학을 끝까지 다닐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밖에도 불 교육감은 “초등생 자녀에게 많은 책을 읽게 하되, 수준을 조금씩 높여주라”, “아이가 고등학교가 어렵다고 불평을 하면 원래 고등학교는 어려운 법이라며 꾸준히 격려하고 지지해주라”, “아이가 지원하면 분명히 들어갈 수 있는 대학(comfort school) 외에도 가능성이 반반인 조금 높은 대학(reach school)을 꿈꾸게 하라. 이런 대학에 들어가는 아이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졸업하는 확률도 높다”, “답답하다고 대신 해주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라”,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실수하도록 일부러 내버려두라. 이런 실수를 통해 아이는 좋은 선택을 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더 나아가 대학에 진학해서도 나쁜 선택을 하지 않는 현명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한가지 정도 더 배우도록 권장하라”, “부모로서 인내를 가지고 자녀를 지켜보라” 등 자녀교육에 있어 유용한 다양한 조언들을 아끼지 않았다.  
강연자인 해리 불(Harry C. Bull) 교육감은 노던 콜로라도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80년부터 오로라 학군과 체리 크릭 학군에서 교직 생활을 해왔으며, 스모키 힐 고등학교 부교장, 그랜뷰 고등학교 교장, 체리 크릭 학군 부교육감을 거쳐 작년부터 체리 크릭 학군 교육감으로 재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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