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통 ‘나이’를 생각하는 것은 보통 40대 후반 즈음이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검기만 했던 머리가 점점 하얗게 변해 간다. 어느 순간 신문이나 책의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메뉴판을 눈에서 가까이 댔다가 멀리 했다가 하는 순간 노안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느끼게 된다. 그 순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젊음의 열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게 된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일만 보면 가슴이 뛰었다. 그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나중 문제이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삶의 활력이 되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후반이 지나면 “이제는 나이 때문에 안 되겠구나” 하며 마음을 접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우리 몸은 보통 50살을 고비로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그 내리막길이 30-40년 이어진다. 과거에 10-20년 노년을 보내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내리막길을 얼마나 지혜롭게 보내느냐가 우리 인생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아무리 건강하고 멋진 오르막길을 보냈어도 내리막길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 인생은 불행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르막길에서 힘든 여정을 보내왔더라도 내리막길이 기쁘고 행복하다면 우리 인생은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육체적인, 정신적인 노화를 멈추게 할 수 있느냐이다. 노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힘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없어진다.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고 성취감도 사라지게 된다. 늘 몸이 아프다는 생각과 무슨 일이든 뒤로 빠지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결국 우리 몸과 마음의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몇 년 전 건강 베스트셀러인 ‘내년에는 더 젊게: 80살 너머까지 50세처럼 사는 법’을 쓴 크리스 크로울리와 헨리 라지는 그 책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아직은 오르막길!” 이다 라고 뇌를 속이면 노화를 늦출 수가 있다는 것이다. ‘9988234’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다가 죽는 것(4)을 뜻하는 말이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장수는 인간의 복 중에서 제일가는 복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길게 장수를 해도 건강하게 살아야지 병들면 그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소망과는 반대의 현상이 우리 삶에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죽기 전 2,3일만 아픈 것이 아니다. 평균 11년을 앓다가 죽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오랜 시간 병치레를 하다 보면 본인도 힘들고 가족들도 지치게 된다.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려면 젊어서부터 우리 생각을 바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50대가 넘었는데도 매일 땀을 흘리며 열심히 운동을 하면 몸은 자기가 아직 젊은 줄 알고 세포를 부지런히 만들게 된다. 하지만 늘 축 처져 있으면 몸은 죽을 때가 다 된 줄로 알고 지레 늙는다는 것이다. 우리 뇌가 몸에 지속적으로 “그래도 아직은….” 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쌩쌩하게 나이 들어가는 비결이라고 그 의사들은 말한다. 물론 몸을 무리하게 쓰라는 말은 아니다. 나이에 맞지 않는 너무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이 탈이 날 수 있다. 하지만 ‘힘들다, 피곤하다, 지친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는 생각에 순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몸이 자꾸 누우려고 하면 그 순간 벌떡 일어서는 것이다. 앉아 있는 것 보다는 서 있는 것이 더 좋다. 늦어지려고 하는 발걸음을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쫓아가는 습관을 들여보라. 처음에는 힘도 들고 숨도 차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적응을 하도록 되어 있다. 몸만 습관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 우리 정신도 마찬가지이다. 나이 때문에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일은 젊은 사람이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그 일을 해보는 것이다. 젊을 때 하다가 나이가 들어서 중단한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것을 찾아서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을 쓴 헨리 라지는 미국의 첨단 의학을 연구하는 40대 후반의 노인학 전문의이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 크로울리는 70대의 노 변호사이다. 이 둘이 실제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책으로 뉴욕 타임즈와 뉴스위크 등 미국의 수많은 매스컴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들 저자는 그 책에서 ‘80살 너머까지 50대처럼 살기 위해서’는 7가지 실 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것들을 권면하고 있다. 첫째는 평생 1주일에 6일씩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둘째 그 중 4일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걷기, 뛰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그 중 2일은 근력 운동도 해야 한다. 50대 이상이 되면 몸에서 근육량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몸의 힘은 근육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근육이 줄어들면 힘도 빠지고 자신감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소득보다 적게 써야 한다. 버는 곳보다 쓰는 것이 많으면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스트레스는 병의 원인만 되는 것이 이다. 노화를 앞 당기는 주범인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정크푸드를 먹지 않는 것이다. 어디서나 손 쉽게 사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정크푸드는 누구에게나 인기 식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크푸드의 맛에 길들여져 있으면 몸은 그 만큼 노화가 빨리 일어난다. 

    여섯 번째는 남과 나를 아끼라고 권면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행복을 처음부터 혼자서는 누릴 수 없도록 만드셨다. 아담 혼자서는 무엇인가 부족하고 아쉬웠다. 아담 혼자 있을 때는 완전한 행복의 모습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하와를 보자 그에게는 기쁨이 충만해졌다. 행복의 에너지가 온 동산에 가득하게 된다. 일방통행같이 자기 뜻만 내세우는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고, 건강하다 해도 그의 삶은 무미건조하다. 천국은 이웃이 있는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행복은 이웃이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이다. 일곱 번째는 헌신하는 것이다. 행복한 노후의 3대 조건이 있다. 건강과 돈 그리고 봉사이다. 봉사는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세를 말한다. 인생의 내리막을 오르막으로 바꾸려면 이웃을 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인생의 내리막 길을 오르막 길로 바꾸려면 세 가지 건강을 지켜가야 한다. 크리스와 헨리가 말한 7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육체적 건강이다. 사람이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들면 성장이나 퇴화를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은퇴나 노화는 얼마든지 막거나 늦출 수 있다. 사람 몸은 마치 기계와 같다. 오래 쓰면 낡아지는 것이다. 그 중에서는 혈관과 관절이 가장 문제가 된다. 그 문제를 약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내성만 기를 뿐, 결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면 땀과 함께 수 백 개의 화학 신호가 몸의 구석 구석에 보내지면서 고장 난 곳을 스스로 찾아내서 치료를 하고 회복을 시킨다. 두 번째는 정신 건강이다. 삶의 질은 나이를 불문하고 맑은 정신에서 출발하게 된다. 정신 건강이란 한 마디로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계속 늦추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 때문에’라는 생각 대신에 젊었을 때와 똑 같은 생각으로 모든 일에 임하는 것이다. 그때 우리 정신은 아직도 오르막길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웃과의 관계 건강이다.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녀도 여행지에 대한 추억 보다는 사람에 대한 추억이 많이 남는다. 특히 많이 베푸는 것이 관계에 대한 추억을 가장 많이 남기게 된다. 그것이 곧 하늘을 준비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오르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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