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뉴스 앵커우먼 제시카 오

       주말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9뉴스(9News)를 진행하는 앵커 우먼 제시카 오(27)는 LA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오씨는 평일에는 9뉴스에서 리포터로, 주말에는 메인 앵커 우먼으로 9뉴스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독교 계통 학교인 바이올라 대학(Biola University)에서 방송 저널리즘을 전공한 오씨는 처음에는 영문학을 공부하다가 TV 뉴스에 관심을 돌려 방송 저널리즘으로 전공을 바꿨다.
오씨는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만들 듯 뉴스를 만들어 뉴스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TV 뉴스가 너무 매력적이다”며 9뉴스 앵커 우먼으로서의 자부심을 밝혔다.

        오씨는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테네시주 채타누가에서 WTVC-TV의 채널 9뉴스의 리포터로 활동했으며, 2011년 10월부터 2013년까지는 켄터키주 루이즈빌에서 WLKY 뉴스에서 리포터로 활동했다. 이후 2013년 10월부터 덴버의 9뉴스에서 리포터 겸 앵커우먼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성격이 밝고 명랑해,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고 기분좋게 해주는 오씨는 그러나 어릴 때는 뚱뚱하고 너무 소심해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고백했다. 사람이 3명만 모여 있어도 떨려서 말을 못했다는 오씨가 어떻게 방송 카메라 앞에서 수천명의 시청자를 상대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앵커 우먼이 될 생각을 했을까?
“솔직히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두렵고 떨린다”는 오씨는 “그러나 이것이 내가 도전해야 하는 과제이고,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나와 끊임없는 싸움을 한다. 성격이 소심하다는 것이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없다는 뜻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자신을 다잡았다.
처음 대학을 졸업한 후 테네시 방송국에서 리포터를 하기 위해 테네시로 갔을 때 오씨는 문화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동양인들이 많은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흑인들이 많은 테네시에서 그녀는 유일한 동양인 리포터였다고. 지역 언론에서는 그런 그녀를 두고  “문화적 다양성이 부족한 채타누가 같은 도시에서 제시카 오는 껍질을 깨고 용감하게 한발짝 앞으로 내딛었다. 2009년 미스 풀러턴으로 당선되며 미국 내 어린이 인신매매에 대한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덴버에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9뉴스의 메인 앵커우먼으로 40여년간 굳게 앵커우먼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계 아델 아라카와가 있었지만, 여전히 동양인 앵커우먼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노골적으로 “아라카와도 지겨운데 또 동양여자냐”, “영어공부나 더 하고 와라”며 매몰차고 노골적인 차별의 시선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이런 일로 우울해하거나 뒷걸음칠 수는 없다”며 이들의 냉대에 당당히 맞섰다. 그래도 길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고 “만나서 반갑다. 뉴스 잘 보고 있다”고 따뜻하게 한마디 건네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오씨는 보이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창의성과 사실을 전하기 위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방송 저널리즘의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또 무조건 돈많이 벌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의사, 변호사가 되기를 강요하는  한국인 부모들에게 “자녀가 돈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5피트 2인치의 아담한 키의 오씨는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의 뉴스 앵커 10위에 선정될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오씨는 “앵커들의 모습을 항상 모니터하는 스타일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옷을 잘못 입거나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이 별로인 날은 꼭 질책을 받는다. 그래서 항상 외모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웃었다.
방송국은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다. 만약 하루라도 자리를 비워 다른 앵커가 그 자리를 대신했는데, 그 앵커가 더 잘했을 경우, 가차없이 목이 잘리는 비정한 세계가 TV 방송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휴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앵커생활을 하면서도 오씨는 “언젠가 뉴질랜드를 꼭 가보고 싶다”며 꿈을 꾼다.
가족과 친구가 없는 덴버에서의 생활이 때로는 힘들고 외롭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당차게 나아가는 자랑스런 한국인 앵커우먼 제시카 오. 그녀가 앞으로 소수민족이라는 핸디캡을 넘어서 오프라 윈프리 같은 훌륭한 방송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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