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개월 동안 포커스 신문사는 다음주에 있을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콜로라도는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특정당도 우세하지 않아 선거 때마다 접전이 이어지는 부동층 주, 즉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포커스는 이번 선거를 위해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인 앤드류 로마노프와의 인터뷰(2월20일자), 현 공화당 하원의원인 마이크 코프만과의 인터뷰(2월27일자), 공화당 코리 가드너의 상원의원 선거 출마선언(3월7일자), 마크 유달 민주당 상원의원과 코리 가드너 공화당 후보의 박빙 지지율 보도(3월21일자), 마이크 코프만 하원의원과의 오찬 간담회(4월4일자), 잔 히큰루퍼 현 주지사의 여론조사 보도(5월1일자), 밥 보프레 공화당 주지사 후보 낙점(6월27일자),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 후보 단독 인터뷰(7월17일자), 마크 유달과 가드너 상원의원 선거 양상 보도(8월1일자), 하원의원 마이크 코프만과 로마노프 후보 토론회 현장 보도(8월22일자), 중간선거 중간 평가 보도(9월5일자), 민주당 잔 히큰루퍼 주지사와 마크 유달 상원의원의 지지도 관련 보도(9월18일자), 마크 유달 현 민주당 상원의원과 코리 가드너 공화당 후보간의 첨예한 논쟁 보도(9월25일자), 검찰총장 후보 신디아 코프만 단독 인터뷰(10월2일자), 공화당 주지사 후보 밥 보프레와의 단독 인터뷰(10월2일자), 유권자 등록 정보 기사(10월2일자) 등에 이어 선거 한 달을 앞둔 10월부터는 올 콜로라도 중간선거의 최고 쟁점인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후보자들의 이력 및 정관을 매주 소개하면서 이들의 공약을 집중 분석해왔다.        

      단순히 미국 기자가 쓴 기사를 번역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자가 발로 뛰면서 보도했던 이유는 딱 한가지다. 바로 콜로라도주 내에서 한인사회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사실 올 선거에서는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후보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평가다.
선거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름과 이들의 성향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역마다 출마한 국지적 후보들을 제외한 주지사, 상하원의원 후보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지면서 이들이 서서히 눈에 익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자면 관심을 가지니까 이들의 개인적인 인상과 성격을 파악하기 쉬워졌고, 정책 또한 이해하기 편해졌다는 말이다. 이 모든 것은 바로 관심에서 비롯된다. 관심이 없다면 어떤 것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 법이다.
포커스가 선거와 관련해 꾸준히 보도를 해온 것은 한인 교민들이 지면을 통해서라도 후보자들을 친숙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후보자들에게는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바람이 전제되었었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위안부, 독도, 동해병기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고, 나아가 덴버-인천간 직항로 개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이러한 물음의 반복과 답변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권자들의 이번 선거 참여가 절실하다.
 
      미국에는 재미동포가 200만명 넘게 살고 있지만, 정치권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은 너무나 미미하다. 올바른 문제의식을 가진 재미동포들의 정치적 힘이 강해지면 미국의 정책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정치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없다면, 한인사회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정치인을 세우는 방법이 최선이다. 올해 초 버지니아 주 하원의회에서 ‘동해 병기’법안이 무려 81대 15의 압도적인 차이로 가결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연방의원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 3월 덴버 포스트지에서 나온 기사가 생각난다. 기사는 최효진 덴버 광역한인회장과 마이클 송 검사, 새문 교회 청년팀 리더 그리고 본지 이하린 기자의 코멘트를 받아 작성됐다. 그러나 우리 한인사회가 여기서 주목해야 될 점은 이들의 인터뷰 내용이 아니라 주류사회가 11월 중간 선거에서 한인사회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했다는데 있다.
실제로 가장 접전이 예상되는 연방 6구역의 745,000명 인구에서 등록된 유권자의 수는 471,000명. 이중 한인 유권자는 약 4천여명 밖에 되질 않는다. 하지만 이런 미미한 숫자에도 불구하고 주류사회에서 ‘선거의 핵심역할을 하게 될 한인사회’라면서 집중조명했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미국의 백인들이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은 관심을 가지고 오바마를 잘 따져봤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해서 우리도 후보자들의 공약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를 대변할 정치인을 선출하는데 힘을 모아야겠다. 
물론 투표율이나 선거 얘기는 식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인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전미주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한글로 볼 수 있을지도, 미국 교과서에 동해 표기가 당연한 일이 될 수도, 모든 학교에 한국어과가 의무적으로 설치될 수도, 뉴욕 한복판에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라는 광고를 더 이상 걸지 않아도 될 수 있다. 나아가 한인사회가 앞으로 하나씩 이뤄내야 할 한국전 참전용사 공원건립, 한국과 덴버 직항 노선 개설, 투자 및 취업비자 활성화, 주정부로부터 지원금 받기 등 주류사회와 손을 잡고 해야 할 일들도 순조로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정치인들의 관심은 한인 커뮤니티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에만 유효한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투표율이야말로 한인들이 굳이 한인의 날을 정하지 않아도 항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민족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될 것이다.
선거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투표용지가 복잡해 보인다고 포기하지 말고, 시민권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꼭 행사하길 바란다. 투표만이 우리 한인들이 미국땅에서 대접받으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선책임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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