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비롯한 콜로라도 불체자들, 안도의 한숨

     지난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민정책 개혁안을 발표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콜로라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약 180,000명의 불체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신분과 관련해 한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들에게 추방 유예 자격이 주어질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행정명령은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부모로서 2010년 1월 1일 이후로 이미 미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불체자들에게 3년간 추방을 유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2010년 1월1일 이전에 16세 미만의 나이로 미국에 도착한 청소년들에게도 같은 유예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이 명령은 120만명의 미성년자 불체자들에게 주어졌던 2년간 유예 혜택 역시 추가로 연장하게 된다.  콜로라도에서는 미성년자 어린이의 신분으로 미국에 들어왔던 10,000명 가운데 6,029명의 불체자가 이 프로그램 덕분에 현재 추방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소는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추가로 23,000명의 콜로라도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릴리의 그리스도 가족 장로교회의 네이트 소울힐 목사는 현재 교회의 불체자 신도 가운데 12명 가량이 이번 행정명령의 혜택을 받게 됐으며, 같은 수의 신도들은 그 혜택에서 제외되었다고 밝혔다. 소울힐 목사는 “이번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랜드 정션에 사는 세페리나 루나는 미국에서 합법 체류 신분을 얻을 기회를 25년간 기다렸다. 미국 시민권자인 세 자녀의 어머니인 루나는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이제 그늘에서 벗어나 당당히 법을 지키며 살아가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민정책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만약 콜로라도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불체자들이 추방된다면 콜로라도는 80억달러 가량의 경제손실을 겪게 될 것이며, 36억달러의 총생산, 39,738개의 일자리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히스패닉 어페어 프로젝트의 니콜 버날 루이즈는 이번 유예 정책의 자격을 가지게 되는 불체자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믿을 수 있는 이민 전문 변호사와 이민 단체를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특히 루이즈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적으로 해결을 해주겠다며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백악관의 행정명령을 놓고 전국은 물론 콜로라도 출신의 정치인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대립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비교적 오바마 대통령의 처사를 지지하고 나서는 반면, 공화당들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그 램본(콜로라도 스프링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의지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정명령을 강행했다고 비난하며, “예산안에서 한푼이라도 추가로 영주권이나 노동허가증을 발행하는데 사용하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마이크 코프만(오로라, 공화당) 하원의원은 램본에 비해 조금 더 관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프만 의원은 “정부폐쇄(셧다운)은 절대 안된다. 내년에 대통령이 하원의회와 협상해서 이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른 옵션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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