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울림 선사한 환상의 하모니


     한인 지휘자 제임스 김씨가 이끄는 콜로라도 바흐 앙상블(Colorado Bach Ensemble)이 준비한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지난 12월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덴버와 볼더, 포트 콜린스 지역에서 성공리에 마쳤다.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아이자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메시아’는 그가 56세 되던 1741년에 작곡했다. 헨델의 메시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묘사한 종교곡으로, 깊은 종교적인 감동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헨델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다. 3부로 구성된 메시아는 제1부는 ‘예언과 성취’,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묘사하고, 제2부는 ‘수난과 속죄’, 제3부는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그렸다. ‘메시아’의 작곡은 1741년 8월 22일에 시작되어 24일만에 완성되었다. 이러한 대작이 고작 24일간에 작곡되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로 헨델은 24일 동안 거의 침식조차 잊은 채 마치 열에 뜬 사람처럼 열광된 상태에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총3시간여에 걸쳐 독창과 합창이 번갈아 이어지는 대작인 메시아는 콜로라도 바흐 앙상블을 통해 깊은 감동의 화음을 선사했다. 1부는 예수의 탄생을 묘사한 만큼 전체적으로 밝고 온화한 분위기에 싸여 있으면서 그 저변에서 조용히 맴돌면서 솟구쳐 오르는 열띤 흥분과 열광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게 하는 극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었다. 전곡을 통해 합창곡이 가장 많이 등장했던  제2부에서는 그런 극적인 긴장감이 더욱 제고되어 가장 감동적인 부분을 이루었다. 특히 2부 마지막 곡이자 메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곡인 알렐루야는 온 몸에 전율이 돋는 파워풀한 공연을 펼쳤다. 제3부는 부활에 대한 신념이 부각되어 전체적으로 밝고도 빛으로 충만된 분위기로 관객들을 충만한 감동 속으로 이끌었다.

     출연진들도 화려했다. 소프라노는 캐나다 출신으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미레일리 아셀린, 알토는 현재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 교수인 애비게일 님스, 테너는 미국내 바흐 연주자로써 탑 10 안에 손꼽히는 테너로 독일에서 활동해온 데렉 체스터, 바리톤은 현재 보스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바로크음악 가수로서 가장 출연료가 비싸다는 앤드류 갈랜드가 출연해 영혼을 흔드는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콜로라도 바흐 앙상블이 준비한 헨델의 메시아는 헨델이 살았던 바로크 시대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왓킨스 쇼 버전으로 연주됐다.

     바흐 앙상블은 현재 총 20명, 합창단은 24명의 프로 음악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공연한 헨델의 메시아는 콜로라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세계적 수준의 공연이지만,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도록 수백달러짜리 공연의 티켓 가격을 성인 25달러, 학생 5달러로 대폭 낮췄다. 덴버의 몬트뷰 장로교회, 체리 힐스 빌리지의 베타니 루터란 교회, 볼더의 퍼스트 연합감리교회, 포트 콜린스의 에드나 리즐리 그리핀 콘서트 홀 등 총 4차례 펼쳐진 공연은 공연마다 관객들로 가득 차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감동적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한편, 김 지휘자는 내년에는 바흐의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곁들여진 칸타타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제임스 김 지휘자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음악교육학 학사, 합창지휘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Stutgart에서 3년 수학하고, 신시내티 주립대학원에서 합창지휘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지휘자는 현재 콜로라도 바흐 앙상블 창단 지휘자, 볼더 합창단 지휘자, 베다니 루터란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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