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양띠 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생각만으로도 활기찬 기운이 감도는 듯 하다. 하지만 한 해를 정리할 시간도 부족했는데, 또다시 신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니 여간 벅찬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이것만은 해야겠다는 각오가 필요하기에 크게 세가지 정도로 정리해본다.

   첫째는 한인사회의 화합을 위해 한인회 통합 방안을 찾는 일이다. 한개의 창구를 통해야 하는 대외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어느 한인회에 연락을 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 삼일절 행사도, 광복절 행사도 매번 따로 하는 것이 이제 보기에 민망할 때가 되었다. 타주에서 이사온 교민들이 한인회 전화번호를 물어 볼 때마다 두 개의 한인회 번호를 알려주면서 괜히 필자가 부끄러워지는 이유는 한인회 분열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 필자를 포함한 콜로라도 교민에게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한인회 통합에 이어 노인회의 통합도 거론되어야 할 사안이다. 왕성한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는 노인회, 넓은 회관을 소유하고 있는 노우회 간의 통합은 한인사회 어르신들간의 화합을 뜻하는 것이기에 통합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 이렇게 되면 잠자고 있던 노우회관이 한인사회를 위해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을 것이다. 현 노인회관에서 불과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우회관은 5천 스퀘어 피트나 되는 널찍한 공간을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노우회관은 한인회관, 노인회관, 혹은 한국학교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노우회관은 한인 커뮤니티와 오로라시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엄연한 한인사회의 공공시설이다. 그 동안 관계자 몇 명의 고집으로 인해 덴버의 노인들은 그들의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올해는 한인회와 노인회의 통합과 더불어, 노우회관 또한 한인사회에서 진정 노인들과 한인들을 위해 활성화되길 바란다. 특히 올해는 두 한인회의 회장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해인만큼 통합의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둘째는 말의 예절을 배우는 일이다. 신문사에 있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를 받는다.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사람은 대뜸 “광고 한개 내줘”라며 반말로 구인광고를 부탁하면서,“아줌마 이름이 뭐냐, 내가 말한 부분을 받아 똑바로 적었냐”며 반말로 다그쳐댔다. 구인구직란은 커뮤니티를 위해 신문사가 서비스로 제공하는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자신의 요구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일요일 밤 9시에 신문사에 전화를 건 사람도 있었다. 필자의 휴대전화로 포워딩된 전화를 받았더니 대뜸 식당들 전화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내일 다시 하시라고 하자, 신문사 하는 사람이 독자들을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오히려 역성을 냈다. 전화통화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존댓말을 쓰거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또 한가지는  자녀들에게 한국말에 대한 예의를 가르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예전에는 영어 잘하는 것이 자랑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한국말 잘하는 아이들이 더욱 칭찬받는 시대이다.“할아버지, 밥 먹었어?”보다는 “진지 드셨어요?”라고 말하는 자녀로 키워보는 건 어떨까 싶다.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말, 상대를 비하하는 말도 절제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세번째는 매년 강조되는 부분인데, 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인천 직항노선 개설을 위해 힘쓰는 일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덴버-도쿄 직항노선의 운항을 시작한지 2년이 지났다. 탑승율이 90%에 육박해 일단 이 항공편은 성공으로 간주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물심양면으로 핸콕을 도우며 그의 시장 당선에 큰 도움을 주었다. 물론 핸콕 시장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일본인들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 일본 직항 노선을 개설한 것은 아니겠지만, 핸콕 시장의 일본에 대한 관심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단 덴버-인천 직항노선이 개설되면 한인 비즈니스가 더 많이 생길 것이고, 부동산 경기도 함께 좋아질 것이다. 무엇보다도‘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와 더불어 콜로라도 한인사회에 대한 주류사회 내의 인지도 또한 함께 높아질 것이다. 한국을 오가는 우리 역시 시간적으로 더욱 여유로와질 것이다. 계속된 역사적 망언 속에서도 일본이 꿋꿋하게 미국의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본의 경제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파워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일본의 영향력을 마냥 부러워할 수만은 없다. 이제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천 직항 노선은 우리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꼭 이루어내야 할 막중한 임무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이 외에도 동해병기 법안 추진, 위안부 및 한국전 참전비 건립, 한국어 운전면허 시험 실시 등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한 일들이 산재해 있다.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포커스 신문도 내부적으로 다짐을 해본다. 사람들 이야기가 넘치는 신문으로 거듭날 생각이다. 잘한 사람은 더 큰 칭찬으로, 공공의 적은 냉철하게 동포사회에 알릴 것이다. 모범이 될 수 있다면 작은 기사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주류사회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면으로나마 그들과의 교량역할을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다. 더 많은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나아가 문화센터와 웹사이트, 전자신문 활성화 노력도 꾸준히 이어나가 이를 또다른 여론 수렴의 장으로의 역할을 담당하게 할 생각이다. 작심삼일도 좋고 실패해도 좋다. 시도를 해본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보자. 2014년에 얻은 경험과 자신감으로 더 큰 2015년을 그려보길 바란다.                                                                            <김현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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