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하버드대 강연서 돌직구 질문 화제


    “도발적인(provocative) 질문이 될 수 있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국과 관련된 저로선 너무 마음이 아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6박7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첫번째 공개행사였던 27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 아베 총리는 9분여간의 짧은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위안부 문제를 이끌어낸 것은 4번째 질문자로 나선 한국계 조셉 최(한국명 최민우·20) 학생이었다. 하버드대 로고가 그려진 후드티 차림의 최씨는 정중하면서도 침착한 어조로 “일본군과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 정부는 아직도 위안부 수십만명을 강제 동원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베 총리 면전에서 ‘성 노예’(sexual slavery)란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아베 총리가 답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라면, 인신매매에 희생당해,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일본은 2014년 2000만달러, 2015년 2200만달러를 성폭력 감소를 위한 기금으로 냈다”며 일본의 입장을 변호했다. 아베 총리의 답변에 대해 최씨는 “원래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사죄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지만, 일본이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한 것은 너무 실망스런 대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단지 한국과 일본간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위안부 문제가 미국 학생들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번 접해본 학생들은 인종이나 성별,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분노한다”면서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미 콜로라도주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이민 2세다. 2013년 대학입시에서 명문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 동시 합격해 지역 한인사회에서‘수재’로 소문났다. 고등학교때 교내 신문 편집장을 맡았고, ‘국제정세 토론 클럽’을 만들어 시리아 내전과 북한 문제 등을 토론하는 등 인권과 국제관계 이슈에 관심을 가졌다. 어릴 때부터 배운 클라리넷과 피아노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가졌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현재 하버드대 북한인권학생모임과 정치연구회 등 학생 동아리 2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전공은 경제학이다. 그는 “한국을 배우기 위해 올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서 국회 인턴을 하기로 했다”면서 “한국말이 서툰데 인턴 생활을 하며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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