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중독’에서 벗어나는 요령


    인간에게 TV 만한 친구가 없다. 일상생활에 지치고 외로움에 빠진 우리에게 잠깐 동안의 ‘망각’을 선물해주는 훌륭한 발명품이다. 그런데 TV 때문에 다른 일을 그르치기도 쉽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TV 리모컨을 쥐고 소파에 몸을 던지는 순간부터 나머지 하루 일과는 무시된다. TV 시청에 대한 의존도가 세월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방송국마다 더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앞 다퉈 제작해 내보내고 실물을 방불케 할 만큼 정교해진 TV 제조기술이 발달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매일 TV 앞에서 하루 일과를 마감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최근 타임지가 소개한 TV 시청을 줄이기 위한 전략 몇 가지를 실생활에 적용해 보자.

    ■TV 보고 잠자는 시간만 늘어나: 최근 연방노동통계국의 발표에서 사람들이 고된 일과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잘 나타났다. 발표에 따르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3년 이후 유독 두 가지 활동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바로 수면시간과 TV 시청시간이었다. 10여년 전보다 근무시간이 늘어난데 따른 일종의 ‘보상심리’로 볼 수 있지만 삶의 질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다. 수면과 TV 시청으로 희생된 기타 여가활동은 사교활동, 식사시간, 종교나 봉사활동 시간 등이다. 전문 직업 상담사 로이 코헨은 “세월이 흐를수록 근무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업무가 과도한 날 집에 돌아오면 그 날의 피로를 TV 시청으로 달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TV 시청은 일시적인 만족감을 제공할 뿐 ‘다음날 출근’이라는 현실은 어김없이 돌아오게 마련이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을 피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다른 활동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TV부터 멀리 해야 한다.

    ■다음날 할 일 미리 정리: 피츠버그주립대 제임스 크래프트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 잠시라도 짬을 내 다음 날 해야 할 일들을 미리 정리해 보라고 조언한다. 다음날 계획을 미리 짜게 되면 출근 길 스트레스가 덜해져 집에 돌아 와서 TV 시청으로 출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어 보려는 시도가 줄어든다. 퇴근 뒤 집에 돌아와서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다음날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면 관련 담당자 연락처, 관련서류 등의 자료를 준비해 두면 다음날 출근 전 스트레스를 느낄 여유가 없고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오후 커피 1잔 안 마시기: 직장에서 오후 일과의 필수 중 하나가 커피 1잔 마시기다. 아니면 커피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에너지 음료라도 마셔야 나머지 일과를 가뿐하게 마칠 것 같다. 그런데 에너지 충전을 위해 들이키는 커피와 소다가 집에 돌아온 뒤 TV의 노예로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카페인 복용 직후에는 기분도 산뜻해지고 일할 맛도 나지만 일정 시간이 흐르면 복용 효과가 떨어지면서 무기력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퇴근시간과 무기력증 발생시간이 겹치면 집에 돌아와 바로 소파에 드러눕고 TV를 켜게 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카페인 음료를 당장 끊기보다는 조금씩 줄여 나가라고 한다.
대신 걷기 운동을 추천한다. 카페인 섭취를 약 3분의 1로 줄이고 가능하다면 단 5분간만이라도 걷도록 한다. 걷기 운동은 카페인 섭취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 대신 인지적으로 활력을 찾아 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근무시간 내 잠깐 동안 짬을 내 걸으면 웰빙지수가 높아지고 근무에 대한 동기 부여에도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여러 명과 어울리는 취미활동: 뭔가 할 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얼굴에서도 행복감이 느껴진다. 할 일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 퇴근 후 해야 할 일 리스트를 정해 두면 TV 앞에서 넋을 놓게 되는 시간이 확 준다. 친구와 약속을 잡든가 요즘 대세인 요리 등 평소하고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퇴근 후 일정에 포함시켜 본다. 혼자 하는 활동보다 남과 함께 해야 하는 활동이면 더욱 좋다. 혼자 하는 일은 조금만 피곤해도 건너뛰기 쉽지만 그룹활동은 웬만해선 거르기 힘들다. 특히 여러 명과 함께 어울리는 활동은 TV 시청으로 잃기 쉬운 정신건강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

    ■TV 시청도 중독, 빨리 끊을수록 좋다: 지친 몸을 TV 앞으로 이끄는 것은 격무로 피곤해진 몸이 아니다. 피로 정도가 낮아도 뇌에서 자꾸 더 피곤하다고 명령하며 강제로 TV 앞에 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V 시청 한두번 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그런데 퇴근 후 매일 TV 앞에 앉아 있다 보면 나중에 끊을 수 없는 중독으로 변질되는 것이 문제다. 중독적인 습관으로 점차 굳어지는데도 깨닫기 힘들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데 수주내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TV 시청 습관을 몸에 떼내도록 해야 한다.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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