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끄는 시장 개척단이 콜로라도를 방문했다. 오로라시의 국제 자매도시 결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성사된 이번 성남시의 콜로라도 방문은 콜로라도 한인 커뮤니티에 있어서 여러모로 의미있는 행사였다. 무엇보다 콜로라도 한인 커뮤니티가 이번에는 개인의 자발적인 참여하에 십시일반 힘을 합쳐 이루어낸 성과여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기자로 수년간 일을 해오면서 수백건의 행사를 취재했다. 그림은 늘 똑같았다. 늘 하던 단체가, 늘 오던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고, 천편일률적인 그림을 이루었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기획한 행사들은 저조한 참여율로 늘 썰렁했고, 교회 행사는 그 교회 교인들만으로 대부분의 자리를 채웠다. 무슨 행사든 간에 인원 동원이 늘 고민이었고, 소극적이기 짝이 없는 콜로라도 한인들의 모습은 늘 변방에 머무르는 소수민족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주류 사회에서 직접 한인 커뮤니티에 손을 내밀어도, 그 손을 선뜻 잡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영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귀찮다는 이유로 한인들은 늘 뒤쪽에 멀찌감치 앉은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이번에 오로라시가 성남시와의 자매결연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자매도시 책임자 칼린 쇼브씨와 호건 시장의 부인이자 오로라-성남시 자매결연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베키 호건씨는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을 요청했다.한두달에 한번 정도 모이는 준비회의는 늘 썰렁했다. 쇼브씨와 호건씨를 제외하고 록키 마운틴 한인 라이온스 클럽 회장 이승우씨 정도만 열심히 참석할 뿐, 준비위원회의 출발은 저조했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성남시의 오로라 방문이 확정되면서 준비위원회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인 신문사에다 자원봉사자 모집 광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기사가 나가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단체보다는 개인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 통역과 자원봉사자들이 조금씩 모이고, 한달에 한번에서 성남시 방문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1주일에 한번으로 간격을 줄인 회의 역시 아침 7시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참석자의 수가 늘어갔다.

        기부금도 늘고, 자원봉사자들도 늘면서 잘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로라시와 성남시가 경제교류 및 활성화를 주력하기로 합의를 봄에 따라, 성남시 시장 개척단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하는 7군데의 한국 기업들에 대한 주류 사회의 관심도 쏠리기 시작했다. 잠정적인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자동 창문닦기, 자동 센서, 눈운동 기계, 물없는 변기 등 기발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소개를 받으면서, 미국 업체들도 큰 관심을 보여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시청 기업지원과 국제통상 교류팀의 이사임씨는 “성남시에만 2000개가 넘는 중소기업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단 몇곳만을 선택하는데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인원 제한 관계로 아깝게 누락됐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함께 참여하고 싶다”며 아쉬워했다.  성남시의 방문 기간 동안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다재다능한 재능은 빛을 발했다. 한인들이 함께 뭉치면 못해낼 것이 없을 것이라는 교훈도 새삼 느꼈다. 모두들 자신들이 담당한 일에 최선을 다했고, 성남시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성남시의 오로라 방문은 굳이 단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한인교민 차원에서도 충분히 행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해준 계기였다.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라, 찰흙처럼 똘똘 뭉쳐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것이 우리 한인들이라는 것을 미국인들과 주류사회에 당당히 보여준 행사였다. 이번 행사에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많은 한인 교민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보여준 우리 교민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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