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기념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포커스를 향한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응원은 필자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분들은 필자에게 지난 10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었다. 몇달전 행사를 한다고 처음 말을 꺼냈을 때 아시안 베버리지의 최윤성 사장은 행사 때 필요한 모든 술을 제공해 주겠다며 선뜻 힘을 보태주었다. cbb은행에서는 고급 와인을 한 박스 보내왔다. 해피홈파티에서는 행사장인 포커스 문화센터를 꾸며주겠다며 번거로운 일을 밤늦게까지 자청해주었다. 세븐스타 부동산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인원들이 모두 먹고도 싸갈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떡을 준비해주셨다. 출장뷔페를 맡아준 서울바베큐에서도 요청한 분량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마련해주었다. 가동빌딩에서는 통돼지 바베큐와 훈제 오리 요리를 후원받았다. 뿐만 아니라 많은 테이블보를 선뜻 다림질 해주겠다는 지인도 있었다. 행사 이틀 전에는 모든 직원들이 나서서 가동빌딩 주변뿐 아니라 계단과 현관, 그리고 행사장인 문화센터 내외부를 쓸고 닦으면서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손님들을 맞을 채비를 했다. 이날 행사때 보내온 화환만 해도 스무개가 넘었다. 덕분에 포커스 문화센터는 그분들의 정성이 가득한 꽃향기로 채워졌고 덕분에 필자와 참석자들은 행사내내 기분좋은 꽃향기에 취해 있을 수 있었다. 포커스를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다. 한국일보사를 그만두고 포커스를 창간한다고 했을 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가동빌딩을 소개시켜 주었다. 친한 친구가 오로라에 빌딩을 하나 사게 되었다면서, 저렴한 렌트비를 알선해 준 것이다. 그렇게 가동빌딩에 정착한지 한달도 채 안되었을 때였다. 1층에 있던 작은 사무실보다 훨씬 넓은 지금의 사무실을 추천해 준 지인은 지금 오로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다. 또, 현재 편집 디자인팀이 사용하고 있는 넓고 무거운 책상은 지인 여섯명이 땀을 흘려가며 2층 사무실에 옮겨다준 것이다. 그리고 당시 덴버 한인은행의 한 지점장은 지금 필자의 집무실에 놓여 있는 가죽 소파를 선물해주었다. 청소년 문화축제를 할 때에도 후원금 걱정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1만달러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 행사이지만, 하루 이틀이면 필요한 후원금은 항상 만들어져 있었다. 필요한만큼 채워주는 후원자들이 항상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간 기념일 때마다 떡을 챙겨주는 독자도 있었고, 본인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해주는 칼럼을 잘 읽었다면서 아침에 갓 딴 것이니 저녁밥상에 올리라며 깨끗하게 씻어놓은 상추나 직접 농사 지은 푸성귀를 보내오거나 감사의 편지를 전해주는 정감어린 독자들도 여러 명이 있었다.

          지난 토요일의 행사장에도 온통 주간 포커스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이들로 가득했다. 첫번째 축사자로 나선 이는 임동섭 목사였다. 임동섭 목사는 지난 10년동안 목회칼럼을 기고해 콜로라도에서 새로운 사역의 장을 개척한 목회자들의 칼럼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스크랩해 온 자료를 공개했다. 누가 봐도 대단한 열정의 산물이었다. 더불어 하모니카로 주간 포커스의 창간 10주년 기념하는 연주도 멋드러지게 보여주었다. 두번째 축사자로 나선 장기복 장로는 덴버 한인사회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력가이다. 하지만 그는 보여지는 재력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소년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자 하는 마음의 매력이 더 큰 인물이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주간 포커스의 사회적 공로와 반듯함을 인정해 주었다. 세번째 축사자인 이상훈 변호사는 포커스 신문사가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하고, 일어난 사실에 대한 평가까지 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정확한 언론사임을 강조했다. 네번째로 나선 축사자는 한인회장 중 제일 어른인 남부 콜로라도 한인회의 최태근 회장이었다. 그는 다른 신문이 있었을 때에도 주간 포커스 신문만 열독했을 정도로 포커스의 열정을 사랑하고, 믿어준 이다. 또 시간이 지나 한인회장직을 내려놓더라도 포커스를 향한 사랑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포커스에 대한 신뢰가 깊다. 최 회장은 콜로라도 언론사를 천하통일한 포커스가 앞으로도 배포있는 신문사가 되어 주길 당부했다. 다섯번째로 나선 축사자는 콜로라도 연합한인회의 최효진 회장이다. 신년사를 통해 콜로라도 한인역사상 포커스만큼 훌륭한 신문은 없다고 말한 그의 신념은 그 후로도 줄곧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최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도 한인사회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킨 포커스에 진심어린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마지막 축사자인 마이크 코프만 연방 하원의원은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와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해온 주간 포커스에게 감사와 수고의 뜻을 전하며,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한인사회를 위해 뛰어준 필자와 포커스 직원들에게 공로장을 전달했다. 창간 10주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행사 당일 오전부터 사무실을 찾은 이들도 많았다. 그렇게 축하금을 받지 않겠다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지만 기어이 사무실 문 밑으로 봉투를 밀어놓고 간 분이 한둘이 아니었다. 부득이하게 초대에 응하지 못하게 된 분들도 일일이 개인사정을 설명한 문자와 함께, 멋진 꽃을 보내주었다. 2009년 문화센터 개원이래 이처럼 많은 분들이 문화센터를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문밖에까지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많은 분들이 포커스의 창간 10주년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콜로라도에 포커스가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해주면서 앞으로의 10년도 당부했다.

         이렇게 보면 필자는 참으로 인복(人福)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필자의 주변에는 늘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간 포커스를 적대시한 이들은 몇몇 소수에 불과할 뿐이었다. 참으로 행복한 포커스가 아닌가. 오래전 ‘그 사람은 왜 인복이 많을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인복은 타고나지 않는다.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인복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 책의 머릿글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본인의 미미한 노력에 비해 너무도 큰 인복을 지녔으니 참으로 행복한 인생임을 새삼 깨닫는다.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앞으로의 10년에는 하늘의 뜻을 받들 줄 아는 50대의 지천명(知天命)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는 마흔까지는 주관적인 세계에 머물렀다가 50세가 되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사실 지금까지 신문사를 경영하면서 언론에 대한 소신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10주년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포커스를 응원하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지천명을 향한 앞으로의 10년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포커스가 인복이 많아 지금의 위치에까지 올랐으니, 이제부터는 포커스 신문사가 그 복을 동포사회에 나눠줄 때임을 명심하겠다. 창간 10주년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과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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