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모술 탈환전 과정에서 생포한 소년을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탱크로 압사시키는 동영상이 유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이라크 현지 매체 쿠르디스탄24의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이 동영상엔 한 무장한 군인이 울부짖는 소년을 달리는 탱크의 궤도 아래로 끌고 가 죽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 군인의 전투복 상의엔 이라크 국기가 박혔다.  이 동영상의 진위나 촬영 시점,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모술 탈환전에서 ‘시한폭탄’처럼 잠재했던 종파간 갈등이 표면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라크군 지휘부는 시아파가 주도하는 반면 모술은 수니파 지역으로 분류된다. 소셜네트워크(SNS)에선 이 소년이 13세의 수니파 주민이며, 그를 죽인 병사가 이라크군이 아니라 시아파 민병대라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0일 “이라크군이 모술 부근 알슈라와 알카야라에서 지난달 말 IS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최대 6명을 적법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죽였다는 증거를 수집했다”면서 모술 탈환전에서 무분별한 폭력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군이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IS 연루자를 죽였다”고 부인했다.

에티오피아, 비상사태 선포후
시위대 1만1천명 체포

         에티오피아 당국이 지난달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반정부 시위 참가자 등 1만1천 명을 체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AF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비상사태 조사위원회 타데세 호르도파 위원장은 전날 TV로 발표한 성명에서 "당국이 비상사태와 관련해 1만1천607명을 체포해 현재 6개 교도소에 분산 수감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여성도 347명 포함돼 있다. 이는 지난달 말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가 당국에 체포됐다고 발표한 인원 2천500명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체포된 이들은 대부분 지난달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오로모족과 암하라족 거주 지역 출신들이다. 호르도파 위원장은 "이들은 소형 화기를 이용해 보안군을 공격하고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한 중범죄부터 공공 서비스 제공의 거부, 교통 방해 등 일상적인 위법 행위 혐의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반정부 성향이 강한 오로미아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몇 달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오로미아 지역은 오로모족 최대 거주지이다. 특히 오로미아에서는 지난달 2일 경찰이 오로모족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한 뒤 시위대가 흩어지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졌다. 이에 이 지역 주민과 시위대는 경찰의 강제 해산 작전에 따른 참사라고 주장하며 또다시 격렬한 시위를 펼쳤다. 이후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런 상황이 이 나라 국민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난달 8일 6개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브라질 '좌파 아이콘' 룰라 처벌 가능할까
테메르 대통령 "정국혼란 가능성…신중해야"

         브라질 사법 당국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1) 전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까. '좌파 아이콘'이라는 명칭 그대로 좌파진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룰라 전 대통령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룰라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혐의로 지난 7월 이후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룰라 문제는 유엔으로도 확대된 상태다. 룰라는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며 지난 7월 말 유엔 인권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유엔 인권위는 탄원서 접수 사실을 확인하고 브라질 사법 당국의 편파수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부패수사를 이끄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권한을 남용했으며 수사에 공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룰라가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월 모루 판사가 연방경찰에 그를 강제구인하도록 했고, 같은 달 모루 판사가 룰라의 전화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공개한 것을 권리 침해의 사례로 제시했다. 브라질 정부는 룰라 처벌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룰라는 전직 대통령이며 두 차례나 대통령직을 역임했다"면서 "룰라에게 실형은 선고하거나 교도소에 수감하면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룰라에 대한 처벌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현 정부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룰라는 부패 의혹에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후계자로 점찍은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룰라는 이달 초 상파울루 시내 한 대학 강연을 통해 "정치에 무관심하면 엘리트의 지배를 받게 된다"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룰라에 대한 재판은 현재의 정국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고비가 되는 것은 물론 2018년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질랜드 지진·폭우 피해 눈덩이
카우코우라서 한국인 4명도 고립됐다가 구조

         지난 14일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뉴질랜드 남섬에서 계속되는 여진과 폭우·홍수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인 4명도 지진으로 남섬에 고립됐다가 15일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지진 감시 기구 지오넷(GeoNet)은 "최초 지진 이후 15일 오후까지 1200여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며 "지난 이틀간 뉴질랜드 전역에서 10만건의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진원지인 남섬 해변 마을 카이코우라는 도로가 끊기면서 외국인 관광객 1100여 명과 주민 수백 명이 고립됐다. 전기·통신도 두절된 상태이다. 고래 투어로 유명한 이곳은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2011년 규모 6.3의 지진으로 사망자 185명이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약 90㎞ 떨어져 있다. 한국 외교부는 "고립됐던 한국인 4명 중 2명은 뉴질랜드 정부가 제공한 헬기로 15일 구조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도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으며 16일 뉴질랜드 군함을 이용해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뉴질랜드 당국은 공군 헬기를 투입해 고립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한편, 해군 함정을 급파해 물과 음식, 연료 등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폭우와 산사태가 겹쳐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섬에 있는 수도 웰링턴도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이날 웰링턴에는 돌풍을 동반한 50~60㎜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추가 피해가 잇따랐다. 기차역이 폐쇄됐고 웰링턴 근교 푸케루아만에 위치한 500여 가구는 전기 공급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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