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강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고객

         가구를 구입하려면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고 배달되기까지 시간은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어느 디너파티에서 가구 구입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소비자로서의 그런 불평들을 묵묵히 듣고 있던 에드가 블래조나는 그래서 지난 2015년 봄 가구회사를 하나 시작했다. 손님들 주문에 따라 가구를 제작해주는 벤치메이드 모던(BenchMade Modern)이라는 작은 가구 회사이다.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가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벤치메이드 모던에서는 우선 소파 길이를 1인치 단위로 고객이 정할 수 있다. 수십가지 색상과 직물 샘플들을 보면서 고를 수가 있고, 일단 다 고르고 나면 소파가 실제로 배치되면 어떻게 보일지 실물크기의 프린트를 만들어 고객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나면 LA에 있는 벤치메이드 모던 공장에서 소파 제작에 들어가고 고객은 그 공정을 온라인으로 모두 볼 수가 있다. 소파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7일. 배달은 무료이다.  “고객들의 좌절감을 없애주고 싶었다”고 블래조나는 말한다. 포터리 반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그는 지금 종업원 16명을 데리고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대형 가구회사 제품을 구입하려 하면 소파의 크기도 색상도 선택이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2~4주가 걸려야 배달이 되지요.” 아이키아나 크레이트 & 배럴 같은 회사들 가구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생기면서 벤치메이드 모던 같은 신규 창업회사들은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이들 작은 회사는 보통 오래 가면서 독특한 가구를 원하는 고객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다.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온갖 상품들을 신속하게 배달하면서 가구 역시 빠른 배달이 점점 중요해지는 것도 이들 작은 회사에는 도움이 된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벤치메이드 모던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블래조나 사장은 말한다. 경비 절감을 위해 회사 모델 상품들을 만들어 온라인과 전시장을 통해 판매하고 주문받은 가구들은 바로 공장에 전달해 신속하게 제작하게 한다. 테크놀로지 덕분에 가구 주문생산도 쉽고 싸졌다. “거대 가구회사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런 규모로 운영하려면 경비가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고객들은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게 넘치게 많지요.”블래조나의 가구는 현대적 감각을 살린 깔끔한 스타일이다, 사실 그는 가구 제조업에 경험이 있었다. 지난 2005년 역시 현대적 감각의 가구 회사인 트루모던(TrueModern)을 창업해 지금껏 보유하고 있다. 벤치메이드 모던은 6명의 투자가들에게서 80만 달러를 모아 창업했다. 그리고 공장시설 개선을 위해 벤처 캐피탈 회사로부터 1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받는다. 이들 현대적이면서 신선한 감각의 가구를 원하는 소비자로 제이슨 행콕이 있다. 광고 계정 매니저인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새 집에 맞을 소파 두 개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벤치메이드 모던을 입소문으로 접했다. 그의 집의 긴 공간에 맞게 소파 길이를 정할 수 있어서 그는 그 회사 제품을 주문했다. 그리고는 신속한 배달, 적당한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가구회사에서 구입하는 게 더 나아요. 제작 공정에 고객도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지요.” 온라인 실내장식 사이트인 로렐 & 울프(Laurel & Wolf)의 창업자, 루라 파인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창의적이어서 집도 독특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갓 창업한 작은 회사들에 관심을 보인다. 로렐 & 울프 사이트에는 800 여명의 실내장식가들이 참여해 온라인으로 고객들과 일을 한다.

         “포터리 반에 들어가서 침실 가구 세트 전체를 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주문 제작 추세도 강합니다.”2013년 로드아일랜드에서 그레이코크(Greycork)라는 가구회사를 시작한 존 험프리는 좋은 디자인에 양질의 목재를 사용한 가구를 추구한다. 이 회사의 가구 디자이너 4명은 모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 졸업생들이다. 가구는 고객들이 단시간에 조립가능하다. 배달은 무료이고 60일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험프리는 원래 벤처 캐피털 회사의 애널리스트였다. 그는 올해 그레이콕 수익이 1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부담 없는 가격의 가구들을 제공함으로써 회사 규모를 빨리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 커피 테이블은 185달러이다. 그는 5만 달러를 목표로 온라인 투자 모금을 시작했는데 결과는 27만 달러가 넘었다. 이후 벤처 캐피털과 몇몇 투자가들을 통해 200만 달러를 더 확보했다. 이 회사는 특별히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다고 그는 말한다. 18세에서 34세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는 성장일로의 시장이다. 지난 2014년 이미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구 소비자 집단이 되었다. 지난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이들의 가구 구매 액은 142%가 증가했다. 신규 창업 가구회사들 중에는 전형적 아이키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애플의 엔지니어였던 브래드 시웰은 지난해 캠페인 리빙(Campaign Living)이라는 가구 회사를 시작했다. 미리 주문을 받아서 단순한 디자인의 가구를 제작해 3~5일 안에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저렴한 가격의 이들 가구는 연장 없이 바로 조립 가능하고 해체하면 상자 두 개 안에 담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락의자 가격은 495달러. 직원 3명을 두고 운영하는 캠페인 리빙은 종자돈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모아 시작했다. 미국의 가구시장은 960억 달러 규모이다. 이들 신규 창업 회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창업 회사들은 참신한 디자인으로 각기 자기 회사에 맞는 타깃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뉴욕의 작은 회사인 애크론 스트릿(Acron Street)은 쉽게 조립 가능한 가구들을 판매한다. 지난 여름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목재 커피테이블의 경우 295달러. 헨슬리 유네즈와 룰루 리 두 디자이너가 가족들로부터 14만 달러를 빌려 창업해 자신들이 사는 이스트 빌리지 아파트를 가구 전시실로 삼고 있다. 웹사이트는 스스로 디자인하고 광고와 마케팅은 입소문과 크레익스리스트 광고에 의존한다. 그런데도 이미 일부 가구들은 대기자 명단이 생겼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는 이들은 가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창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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